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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일자리 창출 기회다

namsarang 2012. 3. 14. 20:30

[시론/박태호]

 

한미 FTA, 일자리 창출 기회다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협상 개시 6년 만에 15일 발효된다. 그동안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한미 FTA가 현실이 되는 것이다. 최근 유럽의 재정위기로 우리의 유럽 수출이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 FTA가 발효되는 것은 좋은 소식이다. 더구나 미국 경제가 긴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올 조짐을 보이고 있어 한미 FTA 발효를 계기로 우리의 대미 수출이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국내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선진국, 中진출 위해 한국에 관심

한미 FTA는 무엇보다도 경제적 국익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한미 FTA 추진이 논의되기 시작한 2005년으로 돌아가 보자. 당시는 우리의 최대 수출 대상국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바뀐 직후였다. 우리의 대미 수출 비중은 1990년대 중반부터 지속적으로 떨어졌고, 우리 상품의 미국시장 점유율도 하락했다. 이는 우리 상품이 세계 최대 시장에서 경쟁 상대국인 일본은 물론이고 동남아 국가와 중국의 상품에 비해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의미였다. 신흥국 시장이 새롭게 열리고 있다고는 하지만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력 하락은 우리 경제의 미래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당시엔 우리나라가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여 설 곳이 없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많았다. 따라서 참여정부가 한미 FTA 추진을 결정했을 때 많은 국내 통상전문가들은 이를 크게 환영했다. 한미 FTA는 외교안보 차원의 의미도 있겠지만 우리의 대외무역 관계를 동북아시아를 넘어 다른 지역으로 다양화해야 한다는 미래 경제발전 전략의 측면이 더 우선한다고 본 것이다.

미국으로 수출되는 모든 상품 중 87%에 부과되던 관세가 15일부터 전면 철폐된다. 우리 상품의 미국 수출시장이 활짝 열리는 순간이다. FTA의 성과는 우리가 이런 기회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농수산업 분야도 미국 수출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한미 FTA는 그 자체로 우리에게 경제적 혜택을 가져다줄 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로 하여금 우리나라와의 FTA 체결에 관심을 갖게 했다. 지난해 7월 발효된 유럽연합(EU)과의 FTA가 좋은 예다. 한미 FTA가 추진되지 않았다면 EU와의 FTA가 과연 이렇게 빨리 체결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또한 최근 국내 절차를 밟고 있는 한중 FTA도 한미 FTA가 추진되면서 중국이 관심을 보여 추진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한미 FTA는 우리나라가 세계 주요 지역 및 국가들과 FTA를 추진하는 데 촉매 역할을 했다. 바로 이런 측면이 한미 FTA가 우리에게 주는 또 다른 전략적 가치인 것이다.
외국 기업 직접투자 크게 늘듯

앞으로 한중 FTA가 체결된다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최초로 미국과 EU 그리고 중국과 동시에 FTA를 체결한 유일한 국가가 된다. 이는 우리나라가 글로벌 FTA 허브 국가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기업들이 한중 FTA를 통한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 우리나라에 투자하고, 중국 기업들도 미국과 EU와의 FTA를 활용하기 위해 우리나라에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이 글로벌 FTA 허브 효과라고 할 수 있다. 외국인 직접투자가 우리나라로 집중되면 우리 기업들이 외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겨 가면서 잃어버린 일자리들을 되찾을 수 있다. 우리 젊은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미 FTA는 우리의 미래 경제적 국익과 직결된다. 이제 한미 FTA의 발효를 시발점으로 우리의 FTA 네트워크가 가져다주는 혜택을 최대화하는 데 온 국민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