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105호 (2016-08-29일자) | |||||||||||||||||||
나라를 빼앗긴 오늘 호열자를 생각한다 오늘 조기(弔旗) 다셨는지요? 오늘은 한민족의 역사에서 가장 부끄럽고 슬픈 날, 경술국치일입니다. 오늘 박은식 대한민국임시정부 2대 대통령의 손자인 박유철 선생이 이끄는 광복회와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를 악 물고 국치일을 기억하는 행사를 엽니다. 광복회 회원들은 오늘 점심에 따뜻한 밥 대신에 찬 죽을 먹습니다. 저는 요즘 대한민국 호가 구한말과 비교될 때마다 생각에 빠지곤 합니다. 왜 우리는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겼을까? 19세기 중반만 해도 국력이 크게 차이 나지 않았을 텐데, 왜 반세기만에…. 을사오적과 몇몇 친일파 때문일까요? 망국의 시기에 지식인들이 저마다 고견들을 내놓았는데 왜 나라를 빼앗겼을까요? 누구의 의견을 따랐으면 나라를 빼앗기지 않았을까요? ‘우물 안 개구리’끼리 무리지어 싸우지 않고 생각과 힘을 모았더라면…. 아니면 ‘마지막 개혁 왕’ 정조가 급사하고 순조 때부터 세도정치가 본격화되면서 ‘꼬리에 꼬리 물기’ 식으로 수렁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걸까요? 조선이 기울기 시작한 순조 때에는 평안도에서 괴질이 유행합니다. 1821년 생전 처음 보는 병이 번졌고 평양에서만 열흘 동안 1000 여 명이 설사와 구토를 하다 숨집니다. 순조는 하늘의 꾸짖음으로 알고, 죄수를 방면했다고 합니다. 이때의 괴질이 한때 호열자(虎熱刺)로 불렸던 콜레라입니다. 콜레라는 19세기에 인도에서 다른 나라로 번져갔습니다. 중국에서 음역해 호열랄(虎熱剌)이라고 이름 붙였는데, 이것의 오기가 들어와서 호열자(虎熱刺)가 됐다고 합니다. 자객(刺客)의 ‘찌를 자’와 발랄(潑剌)의 ‘발랄할 랄’자 비슷하게 생겼지요? 일제강점기에 콜레라는 수 만 명을 희생시킵니다. 광복 직후인 1946년에는 중국에서 동포들을 실어온 배에서 콜레라가 유행해 부산에서만 수 천 명에서 수 만 명이 속절없이 사망합니다. 콜레라는 1854년 영국 런던의 한 동네에서 주민 500명이 몰살했을 때 ‘역학의 아버지’ 존 스노가 오염된 물이 원인이라는 것을 밝혀냈고, 40년 뒤 ‘세균학의 아버지’인 독일의 로베르트 코흐가 콜레라균을 규명하면서 정복의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1년 영남에서 150여 명의 환자가 발생된 뒤 해외여행객 외에는 환자가 없다가, 15년 만에 광주와 거제에서 두 명에게서 발병했습니다. 몇 십 년 전만 해도 콜레라 환자가 생겼다면 온 국민이 떨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를 치료할 의술도 발전했고, 음식을 익혀먹고 손을 깨끗이 씻으면 상당 부분 예방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인류가 전염병과의 싸움에서 굴복하지 않은 것은 스노, 코흐 등 비난을 각오하며 기존 인식의 틀과 싸운 학자들 덕분일 겁니다. 종실과 가문의 안위에만 매달려 변화를 거부하다가 나라를 빼앗긴 국치일에 거친 밥을 먹으면서 생각할까 합니다, 인습과 변화에 대해서, 나를 묶고 있는 무엇을 버려야 할지에 대해서…. ‘호열자’ 콜레라 예방하기 질병관리본부는 “음식에 주의하고 물을 끓여먹으며 손을 깨끗이 씻는 것만으로도 콜레라를 비롯한 감염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제대로 손을 씻는 법을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다음은 질병관리본부가 권하고 있는 ‘손 씻기 방법’ 오늘의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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