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마리아 신심은 어떤 것일까요?
올바른 마리아 신심에 대해서 알고 싶습니다. 우리 천주교 신자들에게 있어서 올바른 마리아 신심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천주교 신자들은 대체로 마리아 신심이 깊지만, 너무 지나쳐서 오히려 다른 그리스도교 신자들이나 타 종교인들에게 천주교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심어 주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신심이란 올바른 마리아 신심에 대해 이야기하기에 앞서 먼저 신심(信心)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간단히 말씀드립니다. 우리가 믿고 섬기는 분은 인간이 아니라 하느님이십니다. 그런데 하느님은 우리 눈으로 볼 수 없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특정한 사물이나 사람 또는 어떤 표지를 통해서 하느님께 대한 우리의 믿음과 사랑을 더욱 키우며 하느님과 더 일치하고자 하는데 이를 신심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십자가 신심이라고 하면 십자가를 통해서 하느님께 더 가까이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 또는 태도를 말합니다. 묵주기도 신심은 묵주기도를 통해서, 성요셉 신심은 성요셉 성인을 통해서 하느님께 더욱 가까이 나아가고자 하는 것을 의미하지요. 그렇다면 마리아 신심이란 마리아를 통해서, 곧 마리아를 공경하고 마리아의 모범을 본받으며 마리아의 전구를 통해서 하느님께 더 나아가고 하느님과 일치하려는 마음 또는 태도 등을 의미합니다.
◇올바른 마리아 신심을 위해 올바른 마리아 신심, 마리아 공경의 올바른 자세는 마리아 신심에 대한 위의 설명에 이미 언급돼 있습니다. 곧 마리아 신심은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하느님께 더 나아가기 위한 길이라는 점을 늘 새기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교황 바오로 6세는 "마리아 신심의 최종 목표는 신자들로 하여금 하느님을 찬미하며 하느님의 뜻에 온전히 부합하는 삶을 살도록 하는 데 있다"(「동정 마리아 공경」 39항)고 거듭 강조합니다. 특히 마리아 신심과 관련해서 가톨릭은 프로테스탄트나 타종교인에게 곧잘 비판을 받는데, 천주교는 하느님을 믿지 않고 마리아를 믿는다는 비난이 그것입니다. 일부에서는 천주교가 마리아를 여신으로 숭배한다고까지 선전하기도 합니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천주교의 마리아 공경에 대한 무지나 오해에서 비롯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천주교 신자들이 말이나 행동으로 그들에게 오해할 소지를 심어준 데서도 연유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올바른 마리아 신심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마리아께 대한 공경이 합당한 자리를 차지하도록 해야 하며 구원의 역사 안에서 마리아의 품위를 손상하는 온갖 거짓된 과장이나 지나치게 협소한 태도를 삼가야 한다는 것입니다(「교회헌장」 67항 참조). 교회는 전통적으로 마리아 공경의 합당한 자리를 '상경'(上敬)이라는 말로 표현해왔습니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는 흠숭(欽崇 : 하느님께만 드리는 최상의 찬미와 경배)의 예를 드리며, 성인들에게는 공경(恭敬)의 예를 드리지만, 마리아께는 성인들보다 더욱 각별한 공경의 예를 드린다는 의미에서 '상경'이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잘못된 마리아 신심 그러면 어떤 것이 잘못된 마리아 신심일까요. 일반적으로 지적할 수 있는 것으로 미사 중에 묵주기도를 바치는 행위를 들 수 있습니다(10월 7일자 제939호 참조). 이보다 더욱 심각한 것은 교회 교도권이 금하는 마리아 신심에 몰입하는 것입니다.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는 우리나라에서 이와 관련한 대표적 사례로 ①상주의 사적 계시를 중심으로 한 성모 신심 ② 나주 성모상과 관련된 성모 신심 ③ 베이사이드의 성모 신심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교회가 이 성모 신심들에 대해 금지하는 것은 신자들의 건전한 신앙생활에 그리고 올바른 마리아 신심에 도움이 되기보다 해를 끼칠 우려가 더욱 크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에 관한 자세한 설명은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가 펴낸 「올바른 성모 신심」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창훈 기자 changhl@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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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티마의 성모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