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반환된 문화재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보물 452호 청자 거북모양 주전자(청자귀형수주·靑磁龜形水注·고려 12세기)다. 연꽃 위에 거북이 앉아 있는 모양으로, 고려청자 명품의 하나로 꼽힌다. 약탈자는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로 알려져 있다.
- ▲ 보물 452호 청자 거북모양 주전자(청자귀형수주·靑磁龜形水注·고려 12세기·왼쪽 사진), 한송사지 석조보살좌상(국보 제124호·오른쪽 사진).
한송사지 석조보살좌상(국보 제124호)도 이때 돌아온 문화재 중 하나다. 영동 지방에서 출토되는 대리석으로 만든 것으로 우리나라 불교조각사에서 귀한 자료로 평가되는 불상이다. 보살상의 바닥에는 일본 도쿄 국립박물관의 관리번호 흔적이 남아 있다.
한국 정부는 당시 일제의 조선총독부가 반출해 간 고분 출토품과 일본인이 약탈해간 문화재 등 4479점의 문화재 반환을 요구했다. 대상은 조선에 통감부가 설치된 1905년부터 1945년 사이에 약탈해 간 문화재. 그러나 일본은 국·공유 문화재 1432점만 반환했다. "민간 소유에 대해서는 정부가 자발적으로 기증하도록 권장하겠다"는 것이 일본의 입장이었지만, 그뿐이었다.
문화재청 자료에 따르면, 해외에 반출되거나 약탈당한 우리 문화재는 7만6134점이다. 임진왜란·병인양요 등 외침과 일제 강점기, 6·25전쟁과 같은 혼란기를 틈타 도굴과 강탈·매매 등 다양한 경로로 문화재가 빠져나갔다.
한국은 지금까지 10개국에서 8155점을 돌려받았다. 일본에서 환수된 것이 5102점으로 가장 많고, 미국(1233점), 스페인(892점), 독일(657점), 뉴질랜드(186점) 순이다. 정부 간 협상에 의한 환수는 1729점이고 기증에 의한 환수가 5844점, 그 외 국·공립박물관이나 민간에 의한 구입이 582건이다. 정부의 적극적 노력보다는 외국의 기증이나 민간 차원의 구입에 의한 문화재 환수가 더 많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