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방 집에서 잡힘(제19도)
최필제(베드로)가 자기 집에서 교우들과 모임을 갖던 중 포졸들이 들이닥치고 있다. 최필제(베드로, 1770~1801)는 한양 의원 집안에서 태어나 약국을 하면서 생활했다. 1801년에 순교한 최필공(토마스)의 사촌 아우로, 1790년에 그와 함께 교리를 배워 입교했다. 본래 진실하고 후덕한 성품을 지녔던 베드로는 사람들 사이에서 어질기로 소문이 나 있었다.
1791년 신해박해 때 최필제는 사촌인 최필공과 함께 체포됐으나 신앙이 굳지 못해 박해자들에게 굴복하고 석방됐다. 그러나 다시 교회로 돌아와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며 교회 일을 도왔다. 신입 교우들을 자기 집에 모아놓고 교리를 가르치기도 했다.
1800년 12월 19일(음력) 집에서 신입 교우들과 모임을 갖던 중 체포된 최필제는 포도청과 형조에서 차례로 문초와 형벌을 받았지만, 끝까지 신앙을 굽히지 않았다. 마침내 사형 판결을 받고 서소문 밖으로 끌려나가 참수형으로 순교했다. 1801년 5월 14일(음력 4월 2일)로, 그의 나이 31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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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탁희성 화백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