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 상징

(12) 물고기- 구원을 가져오는 그리스도

namsarang 2009. 12. 3. 19:04

[성경 속 상징]

(12) 물고기- 구원을 가져오는 그리스도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구한말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등장한 전등을 가르쳐 '증어'라고 불렀다. 물고기를 끓인다는 뜻이 재미있다. 왜 그랬을까? 1887년 우리나라에서 발전기를 통해 처음으로 전기를 만들 때 경복궁 향원정의 물을 이용해 석탄을 원료로 발전기를 가동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발전기를 가동하자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곤 했다. 발전기 가동으로 수온이 올라갔기 때문이다.
 한문자에서 처음 만들어진 글자는 '魚'(물고기 어)자라고 하는 학설이 있다. 고대인들에게 물고기는 그만큼 강한 인상을 준 생명체이자 식량이었던 모양이다. 초기 인류가 물가에 살면서 식수도 얻고 물고기도 구할 수 있었으니 물고기는 최초의 사냥 양식인 셈이기도 하다.
 물고기는 문자 그대로 물에 사는 고기다. 물에서 생명이 시작되었고 물에서 활동은 땅에서보다 더 많은 힘이 필요하다. 따라서 물고기는 자연스레 건강과 생명의 상징이 됐다.
 우리나라에서 예로부터 물고기는 '아들 출산'과 '출세'를 상징했다. 또한 우리 선조들은 자물통을 물고기 모양으로 많이 만들었다. 물고기는 24시간 밤낮으로 눈을 감지 않아 귀중품을 잘 지킬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고기는 고대 바빌론, 인도, 고대 이집트, 고대 그리스 등의 전설에서 신으로 자주 등장한다.
 성경에서 물고기가 나오는 대목이 많다. 구약성경에서 인간은 바다에 사는 물고기로 비유된다. 인상적인 대목은 뭐니뭐니해도 요나 이야기다. 신약성경에서는 요나가 경험한 사건은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마태 12,1-4). 성전에서 솟아나는 기적의 물에 의해 다시 소생하는 물고기는 하느님의 구원을 받는 상징적 의미를 띈다(에제 47,1-12).
 또한 고기잡이 이미지는 때때로 개인에 대한 하느님 심판을 묘사하는 데 사용되었다(아모 4,2). 물고기에 대한 중요한 상징적 태도 중 하나는 바다에 대한 뿌리 깊은 두려움이다. 아마도 이것은 이스라엘이 바다와 접촉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 기인하는 듯하다.
 신약성경에서도 물고기는 인간을 비유한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사람을 물고기에 비유하시면서 말씀하셨다."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마태 4,19).
 또한 하느님 나라를 온갖 종류의 물고기를 잡아들이는 그물로 비유한다. "또 하늘나라는 바다에 던져 온갖 종류의 고기를 모아들인 그물과 같다"(마태 13,47).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는 물고기와 깊은 관계를 지닌다. 부활하신 예수님 말씀을 따라 고기를 많이 잡은 후 제자들이 스승을 비로소 알아보았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져라. 그러면 고기가 잡힐 것이다.' 그래서 제자들이 그물을 던졌더니, 고기가 너무 많이 걸려 그물을 끌어 올릴 수가 없었다.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그 제자가 베드로에게 '주님이십니다'하고 말하였다. 주님이시라는 말을 듣자, 옷을 벗고 있던 베드로는 겉옷을 두르고 호수로 뛰어들었다"(요한 21,6-7).
 그래서 초대교회에서는 물고기를 구원을 가져오는 그리스도의 상징이라 해석했다. 실제로 물고기는 사도 베드로의 상징이었으며 때로는 '세례'의 상징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로마의 지하묘소인 카타콤바 벽화에 물고기가 많이 그려져있고 최후만찬을 묘사한 성화에 빵과 물고기가 함께 등장한다.
▲ 갈릴래아 타브가의 빵과 물고기 기적 기념성당 모자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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