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국내

[스크랩] 유월의 비목

namsarang 2010. 6. 5. 17:26
        유월의 비목 - 최길준 - 이름 모를 산골짝 더덕향기 따라간 발길 나뭇잎 썩는 냄새 참나무 숲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이 침묵의 빛살로 쏜살같이 날아와 화살에 촉수가 되어 가슴 깊이 꽂힌다 고목 나무 바위 밑 낙엽 속에 파묻힌 실탄 총알이 수도 없이 박혀 구멍 뚫린 녹슨 철모 이끼에 가려진 얼룩진 혈흔들 세월은 모든 아픔을 감추었다 가슴 아픈 민족의 비극 조국을 위해 몸바친 꽃다운 청춘아 돌아올 수 없는 젊은 날의 열정 피지도 못한 채 연기처럼 사라져간 꿈이여 계절 따라 피어난 개망초의 슬픈 몸짓 바람은 넋으로 핀 군번 없는 무명용사의 한을 위로한다 저 휴전선을 가로막은 철조망은 언제 걷힐지 메아리 없는 정적 속에 홀로 서서 나이테처럼 깊은 그리움을 가슴으로 끌어안는다 산하에 고요히 잠든 그대 영혼 언제쯤 위로받을 수 있을까 유월의 비목이 멀리서 들려오는 포성 소리에 놀라 풀처럼 스러진다.

      碑木 (장일남曲 한명희詩) -- 메조소프 백남옥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새오름, 원글보기
메모 : 좋은 자료 올려주신 새오름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