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 한국 여자축구는 수년 간 지속적인 투자와 노력을 쏟아왔다. 그 결과 비약적인 발전을 일궈내며 세계적인 수준과의 격차를 눈에 띄게 줄였다.
2010년은 그간의 노력이 달콤한 열매로 돌아온 첫 번째 해로 기억될 것이다.
출발은 20세 이하 대표팀이 끊었다.
지난 8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여자 월드컵에 출전한 한국은 예상을 깨고 3위라는 호성적을 거뒀다.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와 우승후보 나이지리아를 연거푸 제압하며 4강 진출을 일궈낸 뒤 콜롬비아와의 3~4위전마저 잡아내며 축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호성적에는 슈퍼스타가 뒤따르는 법.
한국은 이 대회를 통해
지소연(19.
한양여대)이라는 걸출한 스타를 배출했다. 161cm의 단신을 극복하고 8골을 뽑아낸 지소연은 실버볼과 실버슈를 차지하며 영웅의 탄생을 알렸다.
한 달 뒤에는 막내들이 희소식을 전해왔다. 17세 이하(U-17) 여자축구대표팀은 한 술 더 떠 월드컵 우승컵을 가져왔다.
축구 하나로 똘똘 뭉친 소녀들은 한국 축구 통틀어 FIFA 주관 국제대회 최초 우승이라는 업적을 일궈냈다. 일본과의 결승전은 세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기억날 정도다.
여민지(17. 함안대산고)는 8골로 FIFA 주관대회에서 한국인 최초로 득점왕에 오르는 영광을 맛봤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대회 최우수선수에 해당하는 골든볼까지 수상하며 전세계에서 가장 공을 잘 차는 17세 소녀로 인정받았다.
피날레는 언니들의 몫이었다.
광저우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성인 대표팀은 22일(한국시간) 광저우 톈허 스타디움에서 열린 3~4위전에서 개최국 중국을 2-0으로 꺾고 동메달을 차지했다. 목표로 했던 금메달은 목에 걸지 못했지만 그동안 아시안게임에서 단 한 차례도 메달을 따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성과다.
바야흐로 아시아 권에서도 하위권을 맴돌던 여자 축구의 르네상스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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