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2-05 20:00:00 기사수정 2011-02-05 23:38:52
박영균 논설위원
‘복지 파티’ 뒤 빚잔치는 후세대 몫
슈워제네거보다 37년 먼저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당선된 레이건은 취임 직후 “국민들은 예산을 낭비하는 정부제도와 복지정책을 이용하는 사기꾼들 생각에 진저리를 쳤다”고 말했다. 레이건은 주지사 시절 과감한 지출 삭감으로 세금을 남겨 유권자들에게 돌려줬다. 이전 린든 존슨 행정부의 방만한 재정 운영에 화가 난 유권자들은 ‘예산 삭감과 감세의 달인’ 레이건을 6년 뒤 대통령에 당선시켰다. 슈워제네거가 캘리포니아 재정위기를 극복하지 못한 반면 레이건은 납세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은 것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레이건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고 있다. 적자에 허덕이는 나라와 지방자치단체가 늘어 레이건의 경제정책에 다시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레이건은 정부가 기업과 개인 일에 덜 간섭할수록 나라가 번영한다는 신념으로 획기적 세금 감면법을 통과시키고 정부 지출과 사회보장비용을 삭감했다. 미국 경제는 회생의 길로 들어섰다. 레이건의 업적을 깎아내리는 경제학자들조차 레이거노믹스가 미국 사회의 ‘근본적인 전환점’이 됐다고 평가한다.
복지 후발국이라는 점에서 대한민국은 운이 좋다. ‘복지 파티’를 벌였던 나라들보다 재정 사정이 낫다. ‘과잉복지의 함정’에 빠져 적자에 휘청거리는 선진국이 한둘이 아니다. 신용등급이 떨어져 돈을 빌릴 수도 없다. 유럽의 복지 선진국이라는 영국 스웨덴 같은 나라들이 복지 수준을 낮추고 비용을 줄이느라 애를 먹는다. 우리가 재정적자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복지의 수준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은 국운 상승의 좋은 기회다.
그러나 무상복지 운운하는 우리 정치인들을 보면 마치 복지 파티를 벌이겠다고 경쟁하는 듯하다. 선진국에서는 달콤한 과잉복지를 내미는 정치세력들이 인기를 잃고 퇴조하고 있다. 복지 파티를 즐길 때는 좋지만 10년 뒤 빚잔치는 후세대들의 몫이라는 것을 국민이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복지논쟁을 재원으로 접근하면 복지 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 같은 정치인이 선진국에서는 설 자리가 있을까.
슈워제네거 같은 정치인은 죄인이다
후발 복지는 축복일 수 있지만 나라나 지자체 살림을 튼튼하게 만드는 데 성공한 정치인이 거의 없다는 것은 불운이다. 시장 도지사 출신 대선 예비후보들이 줄을 서 있지만 레이건처럼 실적을 내세울 수 있는 인물은 없다. 무상급식을 반대하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조차도 서울시 부채 증가를 막지 못했다. 서울시 부채는 2009년 1년 새 75%나 늘었다.
슈워제네거처럼 빚을 늘린 정치인은 죄인이다. 정치인들의 표 욕심 때문에 국운 상승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처럼 재정위기방지법이라도 만들어야 한다. 정치인들이 재정적자를 늘리지 못하도록 하고 더 나아가 재정적자를 키운 정치세력에 나랏빚을 갚도록 강제할 수는 없을까. 재정 적자를 해결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재정위기방지법을 만들어 지출을 삭감하고 공무원 수를 줄이는 정치인의 승리를 기대해 본다. 우리 아들딸들을 위해 레이건을 선택할지, 슈워제네거를 고를지는 납세자들의 선택에 달렸다.
박영균 논설위원 parkyk@donga.com
슈워제네거 같은 정치인은 죄인이다
후발 복지는 축복일 수 있지만 나라나 지자체 살림을 튼튼하게 만드는 데 성공한 정치인이 거의 없다는 것은 불운이다. 시장 도지사 출신 대선 예비후보들이 줄을 서 있지만 레이건처럼 실적을 내세울 수 있는 인물은 없다. 무상급식을 반대하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조차도 서울시 부채 증가를 막지 못했다. 서울시 부채는 2009년 1년 새 75%나 늘었다.
슈워제네거처럼 빚을 늘린 정치인은 죄인이다. 정치인들의 표 욕심 때문에 국운 상승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처럼 재정위기방지법이라도 만들어야 한다. 정치인들이 재정적자를 늘리지 못하도록 하고 더 나아가 재정적자를 키운 정치세력에 나랏빚을 갚도록 강제할 수는 없을까. 재정 적자를 해결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재정위기방지법을 만들어 지출을 삭감하고 공무원 수를 줄이는 정치인의 승리를 기대해 본다. 우리 아들딸들을 위해 레이건을 선택할지, 슈워제네거를 고를지는 납세자들의 선택에 달렸다.
박영균 논설위원 parky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