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김연아’ 열네살 해진이가 꿈꾸는 2018년
기사입력 2011-07-08 03:00:00 기사수정 2011-07-08 08:30:17
“연아 언니, 바통 터치!”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김해진(14·과천중)입니다.
먼저 고백할 게 있어요. 사실 2018년은 저에게 멀게만 느껴졌어요.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에선 꼭 제가 뛰고 싶었어요. 하지만 그 4년 뒤는 저도 자신할 수 없었어요. 그냥 저 말고도 쟁쟁한 다른 선수들이 있을 테니 누가 뛰어도 될 거라 생각했어요.
그러다 6일 밤 TV에서 평창의 2018년 겨울올림픽 개최지 확정 순간을 봤어요. 너무 기뻐서 말이 나오지 않았어요. 이제 생각이 달라졌어요. 꼭 제가 평창에서도 뛰고 싶어요. 국민들의 응원도 많이 받을 거라 생각해요. 지금 그 생각만으로도 설레요.
그동안 김연아 언니(21·고려대)와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지난해 밴쿠버 겨울올림픽이 끝난 뒤 연아 언니가 자신의 뒤를 이을 후배 선수로 절 지목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기뻤어요. 사람들은 긴 팔다리와 높고 쉽게 뛰는 점프 등 많은 면에서 제 나이 때의 연아 언니와 저를 판박이라고 해요. 저는 연아 언니가 그랬던 것처럼 일곱 살 때 피겨스케이트 신발을 처음 신었고 열두 살 때 트리플 5종(6개 점프 중 트리플 악셀 제외) 점프를 완성했어요.
지난해 슬로베니아 예세니체에서 열린 트리글라프 트로피 대회 노비스 부문 우승을 차지했어요. 2002년 연아 언니가 출전해 노비스 부문 우승을 차지한 그 대회예요. 연아 언니는 그 대회 우승을 기점으로 세계무대에서 이름을 알렸대요.
연아 언니를 닮기 위해 노력해왔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어요. 지난해 1월 열린 전국남녀종합선수권대회에서 아스타나-알마티 겨울아시아경기 동메달리스트인 곽민정 언니(18·군포 수리고)를 제치고 여자 싱글 우승을 차지했어요. 초등학생이 종합선수권에서 우승한 것은 2003년 연아 언니(당시 13세) 이후 처음이래요.
이제 부상도 나았고 다시 하루 5시간 훈련에 매진하고 있어요. 빙상장 대관이 힘들어 오전 6시, 오후 10시 등 빈 시간대를 이용해야 하고 빙상장 두세 군데를 돌아다니며 훈련해야 하는 건 지금도 힘들어요. 집에 들어가 시계를 보면 오전 1시예요. 가끔 피곤하고 힘든 마음에 눈물이 나올 때도 있어요. 하지만 이제 올림픽이라는 확고한 목표가 생겼어요.
2018년이면 지금 연아 언니의 나이인 스물한 살이 돼요. 선수로서는 가장 기량을 꽃피울 수 있는 나이죠. 연아 언니가 이뤄놓은 피겨의 관심을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때까지 제가 이어가고 싶어요. 7년 뒤에는 저도 연아 언니처럼 시상대에 오를 수 있겠죠? 파이팅!
정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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