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조

연리지(連理枝)

namsarang 2011. 8. 5. 14:48

 

연리지(連理枝)

 

                                                                                                                      류준식

 

 

얼떨결에 맞잡은 인연

하늘이 내게 준 분신이라 믿으며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살자' 맹세한

우리는 연리지가 아닌가요.

 

 

평생을 살아가며

미안하다. 감사하다. 사랑한다. 말없어도

그마음 먼저 알고 서로가 챙겨줌은

우리라 연리지인 때문입니다.

 

 

당신으 날 위해 자길 버리고

나 또한 당신 위해 살아온 세월 속에

눈빛만 보아도 그 마음 세고도 남는 것은

우리가 연리지인 까닭이지요.

 

 

한 맘이라 하면서 몰라 하고

한 몸이라 하면서 돌아눕긴 하였지만

미운 정 고운 정 웃고만 날들이 말하듯

우리는 연리지일 겁니다.

 

 

당신은 나의 열쇠

나는 당신의 열쇠

서로가 묶이고 매인 몸 되어

서로가 아니고는 꼼짝도 할 수 없음은

우리가 연리지인 까닭이지요.

 

 

당신의 아픔이 내 아픔

내 아픔이 당신이 아픔 되어

절절이 절여와 기 가슴 쓸어내림은

우리가 연리지인 까닭입니다.

 

 

당신 하나 채우고 남음 없는 내 가슴

당신 하나에게 바치고 남음 없는 내 사랑

이 세상 다 없어도 당신 하나 있다면

내 삶이 다하도록 외롭지 않을 것이기에

우리는 분명 연리지이지요.

 

 

리허설 없는 한 번 뿐인 생

아낌없이 얹어 주고 얹어 받아

두 손 잡고 함께 한 날들 앞에

오늘도 감사하며 달려가는 한 수레 두 바퀴

우리는 분명 연리지일 겁니다.

 

 

당신 없는 나 무엇이며

나 없는 당신 무엇일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둘이면서 하나인 두 몸에 한 머리

한 몸에 두 머리 이상한 사람

우리는 분명 연리지이지요.

 

 

당신 있어 나 외롭지 않고

나 있어 당신 두렵지 않다면

하늘이 짝지어준 인연과 우리가 만든 인연 속에

다시 피어낸 한 송이 아름다운 꽃과 나무

우리는 분명 연리지입니다.

 

 

서로가 아니면 벗을 수 없는 제 눈에 안경을 씌워주고

서로가 아니면 벗을 수 없는 제 맞춤의 옷을 입혀주고

칼로써 물을 베듯 누구도 나눌 수 없는

'부부'라는 사랑의 한 이불로 다시 태어난 우리는

이 세상 둘도 없는 연리지랍니다.

 

 

운주산 연리지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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