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세계육상 오늘 개막]
놓치면 후회한다… 세기의 라이벌전 ‘빅5’
자메이카 vs 미국 ‘바통전쟁’… 랭킹 1, 2, 3위 ‘허들 삼국지’
두 미녀새 ‘1cm 경쟁’… 바람의 여신들 ‘0.01초 드라마’
《 야구의 꽃이 홈런이냐, 삼진이냐의 논쟁처럼 육상의 꽃은 남자 100m와 남자 마라톤이 맞서 있다. 하지만 정작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건 남자 400m 계주다. 27일 막을 올리는 대구 대회의 남자 400m 계주는 라이벌 구도까지 갖췄다. 남자 100m는 세계기록 보유자인 ‘번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의 맞수로 거론되던 타이슨 게이(미국)와 아사파 파월(자메이카)이 출전을 포기해 맥이 빠졌다. 그래서 단거리 맞수인 자메이카와 미국의 ‘바통 전쟁’으로 불리는 남자 400m 계주에 쏠리는 관심이 더 커졌다. 남자 400m 계주를 비롯해 놓치기 아까운 맞수전을 전망해봤다. 》
[1] 남자 400m 계주 베를린 때 바통 실수 美, 설욕 별러
미국이 ‘바통의 저주’를 풀고 자메이카에 내준 챔피언 자리를 되찾겠다고 벼르고 있지만 여전히 자메이카가 우세하다는 평가가 많다. 미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는 바통을 떨어뜨렸고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 때는 바통 터치 구간을 벗어나 바통을 주고받는 바람에 실격당했다. 미국의 불운이 이어진 두 대회에서 자메이카가 모두 우승했다. 대구 대회 본보 해설위원인 장재근 대한육상경기연맹 이사는 이번에도 자메이카의 우승을 예상했다. 장 위원은 “자메이카는 단거리 최강자 볼트가 버티고 있는 데다 팀원 기록이 전반적으로 미국에 앞선다. 미국이 따라잡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출전이 예상되는 선수 중 자메이카는 9초7대 이내를 뛴 주자가 3명이나 되지만 미국은 한 명도 없다. 오세진 대표팀 단거리 수석코치는 “자메이카가 미국보다 전력이 낫지만 계주는 바통 터치에서 실수가 잦은 종목이라 이변이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결선 9월 4일 21시
[2] 남자 110m 허들 로블레스-류샹-올리버 ‘0.01초 大戰’
세계기록(12초87) 보유자인 다이론 로블레스(쿠바)와 ‘황색 탄환’ 류샹(12초88·중국), 데이비드 올리버(12초89·미국)가 0.01초 차로 포진해 맞대결을 벌인다. 로블레스는 대구 입성 후 “세계기록으로 우승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류샹은 2007년 오사카 대회 이후 4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린다. 2008년 아킬레스힘줄 부상을 당한 류샹은 2년 전 베를린 대회에는 부상 후유증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올해 들어 유일하게 12초대를 찍은 올리버는 세계선수권 첫 우승에 도전한다. 이 종목에 출전하는 대표팀 박태경은 “3명 중에서 우승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지만 장애물을 넘어야 하는 허들은 변수가 있어 이변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결선 8월 29일 21시 25분
[3] 여자 높이뛰기 24년을 기다렸다… ‘2.09m 벽’ 넘는다
세계기록은 1987년 스테프카 코스타디노바(불가리아)가 세운 2.09m. 세계선수권 3연패에 도전하는 블라시치가 다소 우세하다는 평가가 많지만 올 시즌 기록에서는 치체로바가 앞선다. 치체로바는 2.07m를 7월에 작성했다. 블라시치의 올 시즌 최고기록은 2m.
결선 9월 3일 19시
[4] 女 장대높이뛰기 “더 높이” 베이징올림픽 1, 2위 리턴매치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와 은메달을 목에 건 제니퍼 슈어(미국)가 맞대결을 펼친다. 세계기록(5.06m)을 갖고 있는 이신바예바는 2년 전 베를린 대회에서 내준 1위 자리 탈환을 노린다. 이신바예바는 베를린 대회에서 3연패를 노렸지만 컨디션 난조로 3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 슈어는 개인 최고기록(4.92m)에선 이신바예바에게 크게 뒤지지만 최근 상승세다. 지난달 26일 4.91m를 넘어 올 시즌 최고기록을 세웠다. 이신바예바의 올해 기록 4.76m보다 15cm나 앞선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최윤희를 발굴한 이원 전 전북도청 감독은 “이신바예바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예전처럼 우승을 쉽게 하기는 힘들 것이다”고 전망했다.
결선 8월 30일 19시 5분
[5] 여자 200m 세계선수권-올림픽 여왕 “내가 지존”
세계선수권 여왕과 올림픽 여왕이 왕중왕전을 벌인다. 앨리슨 필릭스(미국)는 2005년 헬싱키, 2007년 오사카, 2009년 베를린 대회에 이어 4연패에 도전한다. 하지만 필릭스는 2004년 아테네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은메달에 그쳤다. 이 두 번의 올림픽에서 필릭스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건 주인공이 베로니카 캠벨브라운(자메이카)이다. 그러나 캠벨브라운은 2007년과 2009년 세계선수권에서는 필릭스에게 밀려 2위에 머물렀다.
세계선수권 우승과 인연이 없는 캠벨브라운이 필릭스의 4연패를 저지하며 첫 우승을 맛볼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다. 장재근 위원은 “상대적으로 젊고 힘과 유연성을 겸비한 필릭스가 앞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선 9월 2일 20시 55분
대구=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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