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11년 10월 19일(수요일)
FTA 반대病 고칠 때도 됐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어제 회의장 모습은 다시 한 번 우리 국회의 후진성을 드러냈다. 민주당 정동영 유선호, 민주노동당 이정희 권영길 강기갑 김선동 홍희덕, 진보신당 출신의 무소속 조승수 의원이 회의장을 점거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논의를 위한 법안심사 소위와 전체회의가 모두 무산됐다. 여야가 간사협의를 통해 20∼22일 사흘간 끝장토론을 재개하기로 합의한 뒤에야 이들은 점거를 풀었다.
미국 의회는 12일 한미 FTA 비준에 필요한 절차를 사실상 모두 완료했다. 그로부터 1주일이 지났지만 한국 국회는 한미 FTA 논의에서 단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야당의 비협조 때문이다. 한미 FTA의 발효를 위해서는 비준동의안 처리는 물론이고 국회 각 상임위에 계류 중인 14개 부수법안도 모두 처리해야 한다. 내년 1월 발효를 목표로 한다면 적어도 10월 중에는 비준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일정을 맞출 수 있다. 그러나 지금 돌아가는 형편을 보면 비준동의안이 정상적으로 여야 합의를 거쳐 외통위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다.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치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기까지는 첩첩산중이다.
그제 외통위가 마련한 한미 FTA 찬반 끝장토론은 대화와 토론을 통한 타협의 모색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기대를 모았다. 외통위 소속 여야 의원들을 비롯해 한미 FTA에 찬성 또는 반대하는 외부 인사 2명씩이 참여했다. 그러나 야당 추천 외부 인사들이 진행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일방적으로 퇴장하는 바람에 토론은 불과 2시간 만에 무산됐다. 사소한 절차를 핑계 삼아 토론을 거부하는 식이라면 앞으로 있을 사흘간의 끝장토론도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번 끝장토론에서마저 성과를 도출하지 못한다면 대화는 시간을 끄는 의미밖에 없을 것이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그제 청와대 초청 오찬에서 ‘손해 보는, 준비 안 된, 부자 중심의, 주권 침해 FTA’는 안 된다는 4대 불가론을 주장했다. 경기도지사를 할 때 외국인 투자유치를 하러 뛰어다니던 사람의 발언으로는 믿기지 않는다. 한미 FTA는 4년 전 민주당 정권이 합의해 서명한 것임을 잊었단 말인가. 손 대표와 정동영 의원을 비롯해 다수의 민주당 사람들은 당시 적극 찬성하다 정권이 바뀌자 반대로 돌아섰다. 손 대표와 민주당은 무조건적인 FTA 반대병(病)을 고칠 때가 됐다. 한나라당도 야당 눈치나 보는 무기력증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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