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요즘 친구들 사이에 자주 사용하는 말 가운데 '너 미쳤니?' 하는 말이 있습니다. '미쳤다, 미쳤어' 하는 한탄도 많고요. 옛날에는 미쳤다고 하면, 어른들께서 "그게 무슨 소리냐"고 야단을 쳐서 함부로 사용하지 못했던 말인데, 요즘에는 너무 남발하는 느낌입니다. 방송이나 신문을 보면 정말 사람들이 미쳐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집니다. 이러다가 우리 사회가 아주 미쳐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이런 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요?
A.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말 중에 "너 미쳤나?" 하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면 상대방은 눈에 쌍심지를 켜고 "그래 나 미쳤다, 미쳤어" 하면서 큰 목소리를 냅니다. 큰 모욕을 당한 기분이 들어서지요.
이처럼 우리는 어떤 사람을 두고 "저 사람 미쳤어"라고 말하는 것을 아주 큰 욕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을 미쳤다고 하는 사람들은 대개 자신을 정상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심리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1856~1939, 오스트리아)는 "정상인 사람은 약간은 비정상적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쉽게 말해서 '약간 맛이 간 상태'가 정상이라는 뜻이지요. 이것은 배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파도가 심한 바다를 항해하는 배들은 약간은 옆으로 기울어져 있습니다. 파도가 심한 데도 똑바로 가는 배는 없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인생이란 파도를 헤쳐가는 사람들은 약간은 비스듬히 기울어진 채 즉, 약간은 비정상인 채로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흔히 사람은 논리적이고 객관적이라고 생각들을 하지만 실제로는 감성적이고 충동적이며, 약간은 미성숙한 존재라는 것이 영성심리학자들 생각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요즘의 사회적 환경은 아주 심한 스트레스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신문이나 방송 어디를 보나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이 저지른 일들이 우리 마음을 더욱더 미치게 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기사나 TV 화면을 보면서 조금씩 더 미쳐가고 있습니다.
"저런 자식은 때려 죽여야 해" 하는 등 폭언을 퍼부으면서도 자신의 마음이 무너져감을 느끼지 못하고, 자신의 배가 서서히 기울어져서 침몰해감을 느끼지 못하고 살고 있습니다. 이러다가 정신병원이 모자랄 지경이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쓸데없는 걱정까지 들 정도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하느님은 무엇을 하고 계시며,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사실 요즘처럼 '요지경' 같은 상황은 지금 현재에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과거를 돌아보면 사람들이 이성을 잃고 심한 비정상적 분노에 휩싸여 침몰해가는 배처럼 살았습니다. 그러한 시절이 비일비재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때마다 이 세상에는 신의 섭리로 빛을 전하는 사람들, 마음의 위로를 전하는 사람들, 인류의 몰락을 경고하는 사람들이 어김없이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사람들이 처한 상황을 나름의 삶으로 위로하고 경고하면서, 인류 공동체가 내적으로 미쳐가고 무너져가는 것을 막으려고 애를 쓴 사람들입니다.
이들을 '예언자''현자'라고 칭하지요. 이들은 마음이 세파에 휩쓸리지 않게 하려고, 마음의 청정함을 유지하려고 세상과 거리를 두고 내적 수도자의 삶을 산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현대의 작은 예언자들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이들이 바로 하느님이 보내신 분들이고, 미쳐가는 세상에서 인생의 멘토로 삼을 만한 분들입니다.
사람은 세 가지 요소가 갖춰져 있을 때 가장 건강한 삶을 살 수 있고, 세파에 넘어가지 않고 살 수 있다고 합니다. 첫째는 '하느님'입니다. 신에 대한 믿음이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두 번째로는 '스승'입니다. 인생길을 알려주는 멘토가 돼주지요. 세 번째는 '친구'입니다. 내가 살아가는 인생길을 같이 가주는 사람입니다.
이 세 가지 심리적 기둥이 온전할 때는 아무리 심한 파도가 밀어닥쳐도 내적 침몰을 당하지 않고 우리 인생의 배가 순항을 한다는 것입니다. 마음이 미칠 것 같을 때 기도하고, 친구들에게 마음의 힘겨움을 털어놓으며, 파도가 심한 바다에서 보이는 등댓불 같은 인생의 멘토들 말씀에 귀를 기울이시길 바랍니다.
홍성남 신부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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