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사직서 냈습니다.
보육교사 13년차 입니다..
처음 학교를 졸업하고 아이들의 선생님이 된것이 기뻣습니다.
결혼을 하고 두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잠깐 아이들이 영아일때는 엄마의 자리가 필요할것 같아 쉬어보고 한번도 쉬어본적이 없는것 같습니다.
13년 경력에 결근한번 안해봤습니다... 몸에 열이 펄펄 끌어도 ... 목이 성대결절로 소리가 나지 않아도 아이들과 함께 했습니다. 큰 아이 4살때 옆에두고 야근하다가 일에 정신없다보니 아이를 미쳐 챙기지 못해 미끄럼틀에 엉덩방아 잘못 찌어서 꼬리뼈가 탈골되어 대학병원까지가고 그 어린아이가 한참을 앉는것 조차 힘들어하며 지냈습니다.
작은아이는 엄마가 퇴근할때까지 같이 있다가 저녁 9시에 같이 퇴근해서 큰아이 작은아이 재워두고 다시 원으로 돌아와 새벽까지 일하고 2~3시에 돌아가는 일도 태반이었습니다...
그래도 그때는 이렇게 마음이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내 맡은 책임을 다하고 우리반 아이들에게 그 다음날 수업을위해 준비가 안되면 교사로서 부족한 모습이라 생각이 들어 ...... 그렇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맞다고 교수님께 배우고 선배 선생님들께 배우면서 .... 그렇게 살았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부터... 이 직업이 힘들어 졌습니다... 시도때도 없이 울려대는 엄마들이 전화에 밤 12시에도 주말에도 엄마들은 내일 할 이야기도 전화합니다.... 아이들이 스스로하게 기다려주시고 격려해 주시는게 맞다고 말씀드려도 선생이 할일은 머리 똑바로해주고 옷 다 입혀주는게 맞다고 합니다.
6살아이에게 "우리 아기 우리 아기 하더니.." 그럴때 마다... 아이의 표정은 일그러지는것이 저는 보이는데... 그 엄마는 안보였나봅니다... 어느날... 그 아이가 엄마에게 "엄마 나 아기 아냐.!!." 하더라구요..
다른친구를 장난감 자동차로 마구 내리치고 다투기에 떨어뜨려 놓는과정에서 아이가 제 머리채를 잡고 주먹으로 머리를 때려도 그냥 맞았습니다... 아이에게 "안돼!!" 라고 말해도 아이의 정서를 해치는 정서 학대랍니다..
그날.. 많이 울었습니다... 이게 과연 맞는건가..... 아이들이 하원할때 1층에서 엄마가 아이를 보내달라하면 그아이를 데리고 내려가면 남은아이들에게 교사는 방임이고 그렇다고 아이만 혼자 하원시키면 그것도 방임이랍니다..
헉..... 교사의 몸을 반으로 쪼개야 하나봅니다...
그럴땐 엄마들이 올라와 주시면 좋겠는데.. ......하원하는 아이 조금만 늦게 챙겨 내려가면 왜이리 늦냐며 짜증내고 아이를 데려 가십니다... 에휴...........자기애 신발 주으라고 웨이터 부르듯 손뼉쳐서 선생님 부르고 주워오라고 시키고... 진짜... 별일을 다 보았습니다...
아이들을 함부로 대하는 교사들... 정말... 선생님이라 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 벌 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말.. 애쓰고 힘쓰고 있는 선생님들이 더 이상 힘들어 하지 않는 상황들도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부모님들도... 저희 가족들도... 이제 그만 하라고 하십니다... 좀... 쉬어도 되겠다고....
그렇게 사직서를 내고.... 집에 돌아온 지금.... 왜이리.. 마음이 아픈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1달 남짓 남았네요.....
내일 아이들을 볼 생각에 미안해지고 마음이 아픕니다...
한동안은.... 나를 믿어준 부모님들께... 아이들에게... 너무 많이.. 미안해질 것 같습니다...
잠이 안오는 밤에 몇 자 적어봅니다...
출처 : http://bbs3.agora.media.daum.net/gaia/do/story/read?articleId=515518&bbsId=K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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