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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독도 말장난

namsarang 2009. 12. 26. 21:29

[만물상]

일본의 독도 말장난

 

 

1965년 한국과 일본 정부가 체결한 국교 정상화 기본조약을 양국 의회가 비준하는 과정에서 조약문에 독도 영유권에 대한 명확한 언급이 없다는 게 문제가 됐다. 일본 의회가 "한국은 다케시마(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한다는데 어찌 된 일이냐"고 따지자 일본 외상은 "참으로 고약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국 국회는 "왜 문서에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도장을 받아오지 못했느냐"고 몰아세웠고 우리 외무장관은 이렇게 답했다. "내 마누라를 내가 데리고 살면 됐지 굳이 그 증명을 옆집 사내로부터 받아올 필요가 있는가."

▶'독도 내 마누라론(論)'은 이후 상대가 뭐라 하든 우리는 조용히 독도를 우리 것으로 확보하고 있으면 된다는 '실효적 지배론'의 근거가 됐다. 그러나 40년 넘게 한시도 쉴 새 없이 독도를 제 것이라고 집적거려 온 일본의 파렴치에 대처하기엔 어딘지 소극적이다.

▶먼 옛날로 올라갈 필요도 없이 1946년 맥아더의 연합군 최고사령부 명령 677호는 독도와 북방 4개 섬을 "일본의 영토인 '4개의 큰 섬과 1000여개의 작은 섬'에 속하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전후 일본의 영토 범위를 결정한 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 조약 초안에서도 독도는 일본 영토가 아니었다. 패전의 그로기 상태에선 아무 소리 못하던 일본이었다.

▶어제 일본 정부가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직접 거명하지는 않은 새 고교용 역사·지리 학습지도요령 해설서를 공개했다. 이를 두고 언론에서 '한국에 대한 배려'라고 하자 일본 문부상은 "다케시마를 일본 고유 영토로서 인식시키자는 데 어떤 변화가 있는 건 아니다"고 한발 뺐다. 작년에 나온 중학교 해설서에는 "우리나라와 한국과의 사이에 다케시마를 둘러싸고 주장에 차이가 있다는 점 등에 대해…이해를 심화시키는 것도 필요하다"고 쓰여있다. 새 고교 해설서는 '중학교에서의 학습을 토대'로 영토문제를 다룬다고 했으므로 '독도'라는 말만 안 했지 고교에서도 독도를 일본 영토로 가르치라는 점에선 실제로 달라진 게 없다.

▶일본이 독도 문제를 갖고 어르고 뺨 치는 것 같은 느낌이다. 두 발짝 나왔다 한 발짝 후퇴하는 식의 '치고 빠지기'를 되풀이하면서 일본은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교과서에까지 싣기에 이르렀다. 문제는 한국 정부가 이런 말장난들을 어떻게 보고 있느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