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 상징

(39) 눈물- 겸손, 좌절, 실망... 울음과 연관

namsarang 2009. 12. 31. 11:55

[성경 속 상징]

 

(39) 눈물- 겸손, 좌절, 실망... 울음과 연관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악어는 먹이를 잡아먹을 때 눈물을 흘린다고 한다. 잡아먹히는 동물이 불쌍해서 눈물을 흘리는 것일까? 실은 눈물이 입안에 부족한 수분을 보충해줘서 먹이를 삼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악어는 사람이 하품을 하듯 턱을 벌리면 눈물샘이 자극돼 눈물이 난다고 한다. 그래서 마음에도 없이 흘리는 거짓 눈물을 악어의 눈물이라 하게 됐다.

 눈물 성분의 대부분인 98%는 물이고 나머지는 단백질ㆍ전해질ㆍ글루코오스 등의 성분으로 구성돼 있다. 눈물은 각막 표면을 매끄럽게 하고 각막의 광학적 기능을 유지하며 결막과 각막 표면의 이물질을 씻어내는 역할을 한다. 정상적인 경우 하루에 흘리는 눈물의 총량은 평균 약 0.5~0.8g 가량이라고 한다.

 눈물은 인간의 강한 감정, 대개는 슬픔을 표현한다. 일반적으로 눈물을 흘리는 것은 비탄, 애도를 나타낸다.

 성경에서 눈물은 겸손, 좌절, 실망의 상징으로 울음이나 통곡과 연관돼 나타난다. 요셉이 이집트에서 형제들과 상봉했을 때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통곡을 했다. "요셉이 목 놓아 울자, 그 소리가 이집트 사람들에게 들리고 파라오의 궁궐에도 들렸다"(창세 45,2).

 성경에 나오는 인물들은 아주 다양한 상황에서 눈물을 흘렸다. 하느님께 기도할 때도 눈물을 흘린다. "한나는 마음이 쓰라려 흐느껴 울면서 주님께 기도하였다"(1사무 1,10). 에사우는 자신의 이익을 찾을 때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에사우가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아버지, 아버지께는 축복이 하나밖에 없다는 말씀입니까? 아버지, 저에게, 저에게도 축복해 주십시오.' 그런 다음 에사우는 목 놓아 울었다" (창세 27, 8). 큰 기쁨을 맞아서도 눈물을 흘린다. "요셉은 자기 아우에 대한 애정이 솟구쳐 올라 울음이 나오려고 해서, 서둘러 안방으로 들어가 그곳에서 울었다"(창세 43, 30).
 예수님께서도 자주 눈물을 흘리셨다. 예수님은 절친한 친구 라자로가 죽었을 때 눈물을 흘렸다. "예수님께서 '그를 어디에 묻었느냐?'하고 물으시니, 그들이 '주님, 와서 보십시오.' 하고 대답하였다. 예수님께서는 눈물을 흘리셨다"(요한 11,34-35).

 또한 곧 멸망 될 예루살렘을 위해 슬피 우셨다(루카 19,41). 예수님의 눈물은 사랑의 표시였고 인간적인 면모를 잘 나타낸다. 강인한 품성을 지녔다는 사도 바오로도 눈물을 흘렸다. "그러니 내가 삼 년 동안 밤낮 쉬지 않고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을 눈물로 타이른 것을 명심하며 늘 깨어 있으십시오"(사도 20,31). 또는 그는 신자들에게 편지를 쓰면서도 울었다. "나는 매우 괴롭고 답답한 마음으로 많은 눈물을 흘리며 여러분에게 그 편지를 써 보냈습니다"(2코린 2,4). 그는 신자들을 향한 걱정과 연민 때문에 눈물을 흘렸다.

 죄와 연관된 눈물은 특별히 설교나 기도의 전통 가운데서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예수님을 부인한 베드로의 눈물이 그렇다. "베드로는 '닭이 울기 전에 너는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하신 예수님의 말씀이 생각나서, 밖으로 나가 슬피 울었다"(마태 26,75).

 인간의 눈물은 다양하고 복잡한 감정과 함께한다. 눈물처럼 인간적인 것이 있을까? 우리가 최근에 눈물을 흘린 것은 언제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