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 상징

(61) 뼈- 육체적 건강이나 기운의 저장소

namsarang 2010. 1. 20. 15:52

[성경 속 상징]

 

(61) 뼈- 육체적 건강이나 기운의 저장소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사람 몸에는 몇 개의 뼈가 있을까? 사람은 206개의 뼈를 가지고 있으며, 사람에 따라서는 없는 뼈도 있어서 204개의 뼈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뼈는 우리 몸을 지탱하고 내장기관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뼈는 인간 골격을 구성하는 요소이다. 뼈에는 체내 칼슘의 약 99%가 함유돼 있어 칼슘 저장소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화석은 생물의 유해 및 유적이 지층 속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고생물 연구자료이다. 화석에는 실체는 남아 있지 않고 형상만 남아 있는 것에서부터 몸의 연한 부분까지 보존된 것도 있으나, 고생물의 단단한 부분인 뼈는 양적으로도 많기 때문에 화석으로 남는 경우가 많다.

 성경에서 뼈는 실제 뼈보다 사람의 본질, 육체적 건강이나 기운의 저장소 등 의미를 지닌다. 혹은 영적 건강이나 사람의 생명 그 자체를 가리킨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뼈가 몸을 지탱해 주며 큰 뼈는 큰 힘을 의미한다고 알고 있었다(욥 40,18).

 뼛속 깊이 느껴지는 고통은 사람의 깊은 고뇌를 나타낸다. "밤은 내 뼈를 깎아 내고 나를 갉아먹는 고통은 잠들지 않네"(욥 30,17). 그래서 뼈는 하느님 심판을 나타내는 상징적 단어로도 사용됐다. "기쁨과 즐거움을 제가 맛보게 해 주소서. 당신께서 부수셨던 뼈들이 기뻐 뛰리이다"(시편 51,10).

 구약에서 자주 나오는 '골육'이란 표현은 친척을 '혈육'이라고 칭하는 것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 "이스라엘의 모든 지파가 헤브론에 있는 다윗에게 몰려가서 말하였다. '우리는 임금님의 골육입니다'"(2사무 5,1).

 또한 열왕기 하권에서 생명이 없던 몸이 엘리사의 뼈가 가서 닿자 회생돼 일어섰다는 표현에서는 뼈와 관련된 능력과 그 중요성을 강조한다. "한번은 사람들이 주검을 묻으려다가 그 약탈대를 보고는, 주검을 엘리사의 무덤 속에 던지고 가 버렸다. 그런데 그 주검이 엘리사의 뼈에 닿자 다시 살아나서 제 발로 일어섰다"(2열왕 13,21). 뼈는 인간 지체 중에서 가장 마지막에 썩는 지체이다. 따라서 뼈는 인간의 본질을 간직하고 보전한다고 보았고, 인간의 숙명을 상징하기도 했다.

 부서진 뼈는 철저한 파괴를 상징했다(다니 6,25). 희생제물로 바쳐지는 제물들 뼈는 부수는 것을 금했다. "아침까지 아무것도 남겨서는 안 되고, 뼈를 부러뜨려서도 안 된다. 파스카 축제의 모든 규정에 따라 그것을 지내야 한다"(민수 9,12). 요한은 구약 예언의 성취로서, 십자가상에서 예수님 뼈가 하나도 부러지지 않았다는 것을 기록하고 있다. "'그의 뼈가 하나도 부러지지 않을 것이다.'하신 성경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이런 일들이 일어난 것이다"(요한 19,36).

 사람 몸에서 가장 늦게까지 남아 있는 지체인 뼈는 소중하게 다뤄야 했다. 그래서 요셉은 자신의 유골을 약속의 땅으로 가져가 줄 것을 후손들에게 유언한다(창세 50,25). 누군가의 뼈가 매장되지 못하고 드러난 채로 남아 있게 되는 것은 특별한 치욕의 표시였다(2사무 21,1-15). 사람의 뼈가 묻혀 있는 무덤을 만지는 일은 부정한 것으로 간주됐다(민수 1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