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해설

애가ㆍ바룩서 해설

namsarang 2010. 2. 18. 22:23

애가ㆍ바룩서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두 번째 '대예언서'인 「예레미야서」를 다 읽으면 전통적으로 예레미야가 작성한 것으로 전해지는 「애가」와 예레미야의 서기관으로 활약했던 바룩이 작성한 것으로 전해지는 「바룩서」를 만나게 됩니다.

 모두 다섯 개의 노래로 구성된 「애가」와 여섯 장으로 이뤄진 「바룩서」는 비교적 짧은 책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예레미야서」의 부록 정도로 치부해서는 안 될 정도로 비중이 큰 신학을 담고 있습니다.
 
 (1)「애가」의 명칭, 저자와 시대 배경

 히브리어 성경에서 「애가」의 명칭은 이 책의 첫 마디인 '에카'( , '아!' 또는 '어찌하여!')입니다. 그러나 탈무드에 의하면 이 책의 본래 이름은 '에카'가 아니라 죽은 이를 애도하며 부르던 만가(輓歌), 곧 애가(哀歌)를 가리키는 '키놋'이었다고 합니다.

 그리스어 성경과 라틴어 성경에서는 탈무드의 증언을 받아들여서 「애가」를 각기 '트레노이'( )와 '라멘타씨오네스'(Lamentationes)라 부르고 있습니다.

 바빌론 침공과 예루살렘 함락을 애도하는 성전 방화일(음력 7월)에 유다교에서 낭독되던 「애가」의 저자는 예레미야라는 전통적 견해와 달리 한 사람의 작품으로 보기에는 이 책을 구성하고 있는 다섯 개의 독립된 시(詩)들의 내용과 기조가 서로 너무나 다릅니다.

 기원전 587년 바빌론의 임금 네부카드네자르에 의해서 함락되고 파괴된 예루살렘과 예루살렘 성전의 폐허 앞에서 민족 전체를 휩쓴 재앙의 참상을 바라보며 슬퍼하고 분노하면서도, 이런 재앙의 신학적 의미가 무엇인지를 치열하게 반성하며 참회와 탄원기도를 바칩니다.
 
 (2)「애가」의 메시지

 「신명기」의 신학에 철저하게 충실한 「애가」는 어느 대목에서도 바빌론을 거명하지 않습니다. 예루살렘에 닥친 대재앙은 하느님께서 전적으로 주관하셨기 때문입니다. 달리 표현하자면, 유다 민족이 저지른 죄악에 대한 징벌로 예루살렘과 예루살렘 성전을 파괴하신 분은 하느님이시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이스라엘 백성은 자신들이 접한 재난의 의미를 깨달으면서 하느님께서는 정의의 하느님이시기도 하지만 자비의 하느님이시기도 하다는 사실에 희망을 걸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 「애가」서가 담고 있는 메시지입니다.
 
 (3)「바룩서」의 저자, 저술 동기 및 구분

 유배 이후의 유다인들로 하여금 자기 죄를 뉘우치고 하느님 자비와 용서를 받게 하기 위해 저술된 「바룩서」는 예레미야의 서기관으로 알려진 '네리야의 아들'(1,1) '바룩'이 저자라고 서두에서 밝혔습니다.

 하지만 바룩은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된 이후에 바빌론이 아니라 이집트로 갔기 때문에(예레 43,1~7 참조), 이 책은 기원전 3세기 미상의 인물들에 의해서 작성된 것이 분명합니다. 아래와 같이 다섯 부분으로 구분되는 「바룩서」는 각 부분의 문학 유형이 서로 달라 작성 시기와 저자가 각기 다르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1)1,1~14: 서문
 2)1,15~3,8: 참회의 고백과 기도
 3)3,9~4,4: 지혜에 관한 명상
 4)4,5~5,9: 예루살렘을 위한 권고와 위로
 5)6,1~72: 부록: 예레미야의 편지
 
 (4)「바룩서」의 메시지

 이스라엘에 닥친 재앙의 원인은 하느님의 무능하심에 있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이 하느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자신들의 주인이신 하느님을 저버리며 잡신들을 섬겼기에, 그 결과로 바빌론 사람들이 예루살렘을 멸망시키고 그곳의 주민들을 바빌론으로 끌고 갔던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할 수 있는 일은 자애로우신 하느님께 호소하면서 하느님께 되돌아가는 것뿐입니다. 이상과 같이 유배의 진정한 의미를 밝히면서 「바룩서」의 저자는 '토라', 곧 율법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율법을 알고 준수할 때 이스라엘은 참 지혜를 깨닫고 참 생명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가르침입니다.

                                                                                           신희준 신부(서울대교구장 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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