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소(小)예언서들'을 읽게 되면서 지면상으로 더 자주 만나게 되네요. 이번에는 3권의 상대적으로 짧은 예언서인 「오바드야서」와 「요나서」 「미카서」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1)「오바드야서」 히브리어 낱말 291개, 21개의 구절로만 이루어진 네 번째 소예언서 「오바드야서」는 구약성경에서 가장 짧은 책입니다. 짧지만 영감으로 충만한 이 책의 저자인 '오바드야(야훼의 종)'의 생애에 대해서 알려진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바빌로니아가 예루살렘을 정복한 기원전 587년경 팔레스티나에 남은 유다인들을 상대로 에돔인들이 약탈을 일삼았을 때 예언자로 활동했을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오바드야서」는 다른 예언서와는 달리 이스라엘이나 유다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대신, 에돔을 심판하는 신탁의 내용으로 가득 차 있어서 종종 복수를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에돔은 하느님 백성을 위협하다가 하느님의 분노를 사 멸망해버리는 그런 '악의 세력'을 상징하는 것으로 본다면, 에돔에 대한 복수 역시 당신의 백성으로 선택하신 민족은 절대로 멸망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으시는 하느님께서 온갖 위협에도 불구하고 당신 백성을 보호하시고 지켜주시리라는 믿음을 상징한 것으로 보면 되겠습니다. (2)「요나서」 예언자의 말씀 모음집이 아닌 예언자에 대한 설화로 이뤄진 독특한 예언서가 바로 다섯 번째 소예언서인 「요나서」입니다. 「요나서」는 북이스라엘의 예로보암 2세 시대에 활동했던 예언자 요나 당대에 작성된 것처럼 형식을 취했지만, 실제로는 유배 이후 기원전 4세기께 하느님 구원의 보편주의를 주장하는 현인들에 의해 작성된 것으로 보면 될 것입니다. 유배에서 귀환한 유다인들은 에즈라와 느헤미야를 중심으로 한 유다 중심의 배타적인 민족주의적 선민주의에 빠져 있었습니다. 이런 유다인들의 오만한 모습을 요나라는 상징적 인물을 통해 비판하고, 하느님 자비와 구원의 보편성을 설파하기 위해 작성된 것이 「요나서」입니다. 4장으로 이뤄진 이 책은 아래와 같이 구분됩니다. 1. 1,1~2,11: 니네베 구원에 대한 소명 1-1. 1,1~16: 요나의 소명과 불순종 1-2. 2,1~11: 요나의 회개와 기도 2. 3,1~4,11: 니네베 사람들 회개와 구원 2-1. 3,1~10: 요나의 순종과 니네베의 회개 2-2. 4,1~11: 요나의 불평과 하느님 자비
(3)「미카서」 소예언서의 예언자들 중 호세아와 아모스와 함께 기원전 8세기에 활동했던 예언자 '미카(누가 주님과 같으랴)'의 시적인 말씀을 모아놓은 「미카서」에는 하느님과의 수직 관계를 강조한 「호세아서」의 메시지와 이웃과의 수평 관계를 강조한 「아모스서」의 메시지가 고루 포함돼 있습니다. 남유다의 평원지대에 위치한 마을 모레셋 갓(브에르세바와 라키스의 중간) 출신인 미카는 직업 예언자들과는 달리 세련되지 않은 언어를 사용하면서 지배계층에 대해 소농들의 권리와 사회정의를 주장한 농촌 예언자였을 뿐만이 아니라, 최후 심판의 예언자이기도 했습니다. 「미카서」의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북이스라엘과 남유다는 하느님을 저버리고 우상숭배에 빠져 있으면서 극심한 빈부 차이와 계층 간 대립 등 사회적 불의를 일으켰기에 징벌을 받아 마땅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징벌은 단순히 하느님의 냉혹한 분노를 드러내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유다 백성을 회개로 이끌기 위한 호소임을 미카는 분명하게 선포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유다 백성을 다시 불러 모으심으로써 인류에 대한 당신의 자비가 한결같고 영원하다는 것을 증명하실 것이라고 예언자는 신념을 갖고 선포합니다. "그러나 나는 주님을 바라보고 내 구원의 하느님을 기다리리라. 내 하느님께서 내 청을 들어 주시리라"(미카 7,7).
신희준 신부(서울대교구장 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