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드디어 구약성경 마지막 세 권「하까이서」와 「즈카르야서」, 「말라키서」를 읽을 차례입니다. 2006년 대림시기에 「창세기」부터 읽기 시작한 지 어느덧 2년 반이 넘었습니다. 이제 이스라엘 백성이 그토록 고대해마지 않던 메시아이신 예수님 말씀과 업적을 담은 '신약성경'을 읽기에 앞서 메시아 오심을 노래한 세 권의 예언서들에 관해 간략하게 살펴보겠습니다. (1) 「하까이서」 기원전 538년 페르시아 임금 키루스의 칙령으로 바빌론에서 귀향하는 데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파괴된 예루살렘 성전을 재건하지도 못한 채 가난과 고통 속에서 암담한 생활을 하던 유다인들에게 돌연히 나타나 넉 달이라는 짧은 활동 기간에 유다인들로 하여금 성전 재건에 박차를 가하도록 한 예언자 '하까이(나의 축제일)'의 말씀 모음집인 「하까이서」의 주된 관심사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예루살렘 성전이고, 다른 하나는 메시아 희망입니다. 그에게 성전은 한낱 건물이 아니라 유다인들의 메시아 희망을 담은 하느님의 집이었습니다. 그 희망은 진정한 성전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되었다는 것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입니다. (2)「즈카르야서」 하까이 예언자와 동시대인 기원전 6세기께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며 성전 재건에 힘썼던 예언자 '제1 즈카르야(야훼께서 기억하신다)'(즈카 1~8장)와 기원전 4세기께 활동하면서 폭넓은 메시아사상을 전해준 '제2 즈카르야'의 말씀 모음집인 「즈카르야서」는 아래와 같이 구분됩니다: 1) 즈카 1~8장: 성전 건축 중에 기록. 해방되리라는 희망 1-1) 1,1~6: 머리글: 회개하라는 호소 1-2) 1,7~6,15: 여덟 가지 밤의 환시들과 신탁 1-3) 7,1~8,23: 신탁 모음: 단식 설교 2) 즈카 9~14장: 성전 건축 후에 기록 2-1) 9~11장: 신탁 모음집(1): 겸손한 메시아가 오리라는 희망 2-2) 12~14장: 신탁 모음집(2): 하느님 왕권의 도래에 대한 희망 하느님께서 세상을 심판하시어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구원을 주시고 악인들에게는 벌을 주시리라는 종말론 성격이 강한 「제2 즈카르야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본문은 '찔려 죽은 이'(즈카 12,9~14) 와 '칼의 노래'(즈카 13,7~9) 대목입니다. 아마도 이사야서의 '고난받는 주님의 종'과 더불어 초대교회 그리스도인들에게 예수님 수난 신비의 의미를 밝히는 데에 가장 도움이 된 구약성경 말씀일 것입니다. (3)「말라키서」 소예언서는 물론 구약성경 전체의 마지막 책인 「말라키서」는 비록 55절 짧은 문헌에 지나지 않지만, 구약과 신약을 이어주는 중요한 구실을 하는 예언서입니다. 기원전 460년께 "하느님을 섬기는 것은 헛된 일이다"(말라 3,14)라며 낙담에 빠져 있으면서 예배를 드리는 일을 등한시하는 이들이 많던 시기에 시나이 산에서 야훼 하느님과 맺은 계약에 다시금 충실할 것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한 예언자 '말라키(나의 사자(使者))' 말씀을 담은 이 예언서의 백미는 3장 22~24절의 말씀입니다: "너희는 나의 종 모세의 율법, 내가 호렙에서 온 이스라엘을 위하여 모세에게 내린 규정과 법규들을 기억하여라. 보라, 주님의 크고 두려운 날이 오기 전에 내가 너희에게 엘리야 예언자를 보내리라. 그가 부모의 마음을 자녀에게 돌리고 자녀의 마음을 부모에게 돌리리라. 그래야 내가 와서 이 땅을 파멸로 내리치지 않으리라."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마태 17,1~8; 마르 9,2~8; 루카 9,28~36) 때에도 함께 등장한 모세와 엘리야를 언급함으로써 예언자는 예수님을 통한 새로운 계약을 준비하는 가교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습니다. 이제 옛날의 계약을 떠나 '새'계약을 향해 나아갈 차례입니다. 준비되셨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