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

[스크랩] 사모곡(思母曲) ④

namsarang 2010. 5. 28. 22:52



       
          
                  사모곡(思母曲)④   
                                                       산돌배 / 조성 
          
         
                        시계바늘 겨우 오금 펼 시각 
                        산 안개 내치고 
                        새벽비 그루밭 촉촉히 적시어간 아침
                        먹을만큼 양식뜨던 바가지엔 
                        촘촘히 실(絲)박힌 어머니의 시름이
                        저녁 보리밥 연기 피우던 굴뚝으로 모락거렸네
                        너른 논두렁 죽어서도 초록인 뜰 
                        마른 흙 먼지 풀썩거리던 밭고랑엔
                        가을 첫서리 내려야 당신 손길 멈추었고
                        살얼음 깔릴 겨울도 채 이르기전 
                        월사금에 이끌린 곡간(穀間)은 미리 허전하였네 
                        떡갈나무 빗방울에 툭툭 소리치는 날
                        때마다 목 빼어 시선 놓던 길 
                        젖은 산그늘, 엽전재 끼고 도는 회색버스
                        생채기 가득한 도심(都心)을 들메고 내리면 
                        슬픔의 부엌 다독거려 그을린 얼굴
                        날마다 운명을 아궁이 짚혔을 당신이련만
                        어쩌다 묻는 안부는 쉽게 훑어 내리고
                        마음가둔 속내 안뵈려 치마걷어 눈 찍던 어머니
                        쾌한 코풀어 치맛자락 문질며
                        적삼 헤쳐 쭉정이 젖물던 유년은 뛰쳐 멀어도
                        아 -  산 속 
                        맨땅 묻고도 내안에 사는 어머니
                        구름넘어 그 곳 한적한 능선
                        무심천 바라보며 누운자락 편하긴 하시나요
                        이 밤도 겉도는 말 
                        허공의 문안이 귀엣말처럼 들리긴 하시나요
                        불편한 틀니 마다 빼어 
                        휘파람소리 나던 목소리라도 들려 주시어요
                        오늘도 눈치없는 눈물 
                        밤 창가 하늘이 자꾸만 들여다 보네요
                        시계는 겨우 오금 펼 새벽으로 가는데 ...
                         2010.5.27 새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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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산돌배의 문학 마을
      글쓴이 : 산돌배 원글보기
      메모 : 좋은 글 올려주신 산돌배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