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6.25전쟁60주년

"할아버지는 늘 한국 발전상 자랑스러워 하셨다"

namsarang 2010. 7. 3. 20:31

할아버지는 늘 한국 발전상 자랑스러워 하셨다

 

6·25 참전국 청소년 평화캠프 열려… 1차로 19개국 145명 참가

장대비가 쏟아진 2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은 국내외 젊은이 140여명이 현충탑에 분향하고 헌화했다. 6·25전쟁 UN참전국인 터키의 참전용사 캠버(Kambur)씨 손녀인 엘리프(Elif)씨는 방명록에 "터키와 한국은 항상 형제자매였다"는 글을 남겼다. 이들은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으로 옮겨 국가보훈처와 조선일보가 마련한 6·25전쟁 'UN참전국 청소년 평화캠프' 발대식에 참석했다.

두 차례로 나눠 진행되는 평화캠프엔 전 세계 21개국에서 6·25 참전용사의 손자·손녀 320명이 참가한다. 캠프의 슬로건은 '우리는 피스메이커(We are Peace Maker)!'다. 참전용사 후손이 참전용사의 정신을 이어받아 한반도와 세계 평화에 기여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1일부터 7일까지 진행되는 1차 캠프엔 19개국에서 145명이 참가했다.

2일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서 6·25전쟁 당시 UN군으로 참전했던 참전용사의 후손들이 참배하고 있다.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참가 젊은이들은 "6·25전쟁에 참전한 할아버지들이 희생과 공헌으로 지켜낸 대한민국의 발전상을 늘 자랑스럽게 여겼다"고 전했다. 뉴질랜드에서 온 라일리(Riley·18)씨는 "할아버지는 한국이 크게 발전했다는 소식에 늘 기뻐했다"며 "안타깝게도 6주 전에 돌아가셔서 한국땅을 다시 밟지 못하고 돌아가셨다"고 했다. 뉴질랜드 참전용사 캘린더(Callander·84)씨 손녀 버델(Budel·20)씨는 "전쟁 뒤 한국은 폐허였다는데 초현대식 건물들을 보니 마치 미래도시에 온 것 같다"고 말했다.

네덜란드인 데캣(de Kat·21)씨 할아버지는 2차 세계대전과 6·25전쟁에 군의관으로 참전했다. 그는 "건축학도로서 첨성대 등 한국의 뛰어난 고전 건축물을 둘러보고 싶다"고 했다. 터키 참전용사 손자 키르스치(Kirisci·23)씨는 이번에 홍익대에 교환학생으로 지원하며 한국에 처음 왔다. 그는 "할아버지 말씀대로 한국인은 친절해서 마음 편히 공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외할아버지는 국군으로, 고모할아버지(아버지의 고모부)는 미군으로 참전한 김한예(21)씨는 "고모할아버지가 북한군에 포로로 잡혀 고문을 당한 후유증으로 평생 고생하시다가 2년 전 돌아가셨다"며 "여러 나라에서 온 친구들을 만나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싶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이날 전쟁기념관을 둘러보고, 6·25전쟁에 대한 강연을 들었다. 참가자들은 앞으로 UN묘지 참배, 탈춤 등 전통문화 체험, 서울 관광, DMZ 방문, 평화세미나의 일정을 보내고 오는 7일 출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