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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성공 위해 NGO도 함께 뛰자

namsarang 2010. 10. 13. 20:55

[시론/김정호]

 

G20 성공 위해 NGO도 함께 뛰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강대국들의 정상이 참석하는 모임이니만큼 월드컵 올림픽만큼이나 대단한 잔치이다. 취재진만 4000여 명이다. 한국의 능력을 보여줄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행사를 훌륭히 치러냄으로써 한국은 세계 주요 국가에 맞먹는 리더십을 체득할 수 있다. 꼼꼼한 준비가 필요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무엇보다도 철저한 경호가 요구된다. 테러 위협이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당국은 물샐틈없는 경호로 대응해야 한다. 국민도 그 기간에 불편을 감수하는 아량을 베풀어야 한다. 전 세계에서 찾아온 취재진이 취재하고 뉴스를 내보내고 머무는 데에도 불편함이 없게 해야 한다.

더욱 중요한 점은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회의로 만드는 일이다. 지금 세계가 직면하는 최대의 위협은 보호무역주의의 대두이다. 나라마다 서로 상대국 통화가치는 높이고, 자국 통화가치는 낮추려고 눈에 핏발을 세운다. 미국이 중국에 위안화 절상을 요구하고 중국은 ‘너나 잘하세요’라며 위안화의 저평가 상태를 지속해 나갈 태세다. 일본은 제로금리로 환원함으로써 엔화의 가치를 바닥으로 떨어뜨리는 조치에 들어갔다. 이 상태가 조금 더 지속되면 다른 나라도 모두 자국 통화의 가치를 낮추는 경쟁에 돌입할 것이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의 관세 높이기 전쟁이 그랬듯이 지금 벌어지는 환율전쟁도 ‘서로 망하기 경쟁’이다. 당장은 수출이 늘어서 좋아지는 듯하지만 모두의 수출이 늘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다 보면 수출은 오히려 줄고 나라마다 통화가 남발되어 또 다른 세계적 신용위기로 치달을 것이다. 통화 가치를 낮추는 일은 결국 자국의 부를 타국으로 헐값에 퍼주는 셈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나서서 이 어리석은 ‘서로 망하기 경쟁’을 막아야 한다. 누군가가 바로 한국이 될 수 있다. 세계 1, 2, 3위 강대국인 미국도 중국도 일본도 이미 그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다. 상황이 이런 만큼 의장국인 한국이 나서서 어리석은 환율전쟁을 중지하자고 해보자. 충분히 설득력을 가진 제안인 만큼 강대국도 우리의 말에 귀를 기울일 수 있다.

그러자면 선결조건이 있다. 우리가 스스로 환율을 시장에 맡기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 최소한 한국부터 정부가 환율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확실히 선언해야 한다. 그런 후에 다른 나라도 따르라고 제안한다면 주도권을 쥐지 못할 이유가 없다. 당장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겠지만 세계 경제를 위해서도 한국 경제를 위해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일이다.

비정부기구(NGO)의 자제도 꼭 필요하다. 세계화와 관련된 주요 국제행사가 있을 때마다 NGO의 반세계화 시위가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미국의 시애틀에서도, 멕시코의 칸쿤에서도, 홍콩에서도 NGO는 세계화의 반대 시위를 했다. 이번만은 안 그러길 촉구한다. 그런 시위는 행사 이미지에 먹칠을 할 뿐, 실리도 없고 명분도 없다. 세계화가 가난을 심화시킨다는 그들의 주장은 틀렸다. 중국 수억의 인구가 절대 빈곤의 덫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세계로 통하는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세계화가 진척될수록 절대 빈곤 인구는 줄어든다. “빈곤 구제에 세계화만 한 대안은 없다. 세계화는 (빈곤 구제를 위한) 100차로 고속도로다.” 마이크로 크레디트로 빈민 구제에 성공해 2006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무함마드 유누스가 수상 연설에서 한 말이다. NGO가 진정 빈곤 문제의 해결을 위한다면 오히려 G20 회의가 더욱 성공적으로 치러지길 기원하는 것이 옳다. 모두가 합심해서 이번 G20 회의를 한국이 세계의 주도국으로 도약하는 계기로 만들어내자.

                                                                                                                                                                                            김정호 자유기업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