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성인

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 주교(St. Ignatius Antichenus, 10월 17일)

namsarang 2010. 10. 17. 20:23

[금주의 성인]

 

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 주교(St. Ignatius Antichenus, 10월 17일)


   순교 영성과 신앙고백 편지로 남겨
   '성 이냐시오'라고 하면 16세기 예수회 설립자이자 영성가인 로욜라의 이냐시오(1491~1556)를 먼저 떠올릴 것입니다.

 하지만 그 분 못지않게 유명하고, 특히 교부학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물이 시리아 안티오키아에서 주교로 지내다 로마로 압송돼 순교한 초대교회 이냐시오(35?~107)입니다.

 시리아 안티오키아는 당시 그리스도교 중심지였습니다. 바오로와 바르나바가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오른 전도여행의 출발지가 바로 안티오키아입니다.

 이같은 안티오키아 교회를 이끌던 이냐시오 주교가 그리스도교를 전파한다는 죄목으로 로마 병사들에게 끌려가자 인근 교회는 슬픔에 빠졌습니다. 그가 묵게 되는 도시마다 주교들과 신자들이 몰려와 눈물을 쏟으며 위로했습니다. 그는 그때마다 오히려 위문자들을 위로하고, 에페소ㆍ스미르나 등 인근 교회에 편지를 보냈습니다.

 그가 로마로 압송되는 과정에서 쓴 일곱 개 편지는 '그리스도교 문헌학의 진주'라고 불릴 정도로 내용이 풍부하고 가치가 높습니다. 교부학자들은 지금도 이 편지에서 그의 영성을 캐내고 있습니다. 진본이 전해져 내려오는 이 편지에는 절절한 신앙고백과 순교영성, 가르침이 담겨 있습니다.

 "(형벌 방법이) 불도 좋고 십자가도 좋고 맹수의 무리도 좋으며 뼈를 비틀고 사지를 찢어도 좋습니다. 다만 제가 예수 그리스도께 갈 수만 있다면 말입니다. 이 세상의 목표도 지상의 모든 왕국도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이 세상 끝까지 다스리는 것보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죽는 것이 더 낫습니다…."(로마교회에 보낸 편지)

 순교를 "예수 그리스도와의 완전한 일치"라고 정의한 그는 "맹수들이 빨리 달려들어 줬으면 좋겠습니다"며 뜨거운 순교 열망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또 신자들에게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하고, 교회 장상들에게 순명하고, 그릇된 이단들(그리스도 가현설, 유다교 안식일)을 조심하라고 거듭 당부했습니다.

 그는 107년 로마 원형극장에서 맹수형을 받고 순교했습니다. 그래서 그의 성화에는 사자들이 등장합니다.
                                                                                                                                                                     김원철 기자 wckim@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