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눈/토머스 프리드먼]
중국에 정치적 자유가 필요한 이유
노벨위원회가 수감된 중국 민주화 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에게 평화상을 수여함으로써 베이징에 준 메시지는 단순하다. 자유는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 자유 없이 인간은 잠재력을 완전히 개발할 수 없다. 자유는 번영하기 원하는 어느 사회를 위해서나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오늘날 가장 흥미진진한 정치학의 문제는 중국이 인터넷을 검열하고 언론을 통제하고 공산당 권력독점을 유지하면서 계속 번영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내 대답은 ‘아니올시다’다. 노벨위원회는 평화상을 통해 암묵적인 메시지를 전함으로써 중국에 호의를 베풀었다. ‘당신들이 마치 새로운 중력의 법칙을 쓴 것처럼 자만하지 마라’, 이런 메시지다. 정치적 자유 없는 경제적 자유의 베이징 컨센서스가 바닥에서의 이륙을 위한 위대한 전략이었을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것이 그 다음 단계로 데려다주지 않는다. 지금은 중국이 류샤오보 같은 평화적 민주주의의 옹호자를 끌어안아야 할 때다.
중국 지도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빨리 중국이 개방돼야 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중국이 직면한 근본적인 도전과 관련돼 있다. 중국은 더 늙기 전에 부유해져야 한다. 한 자녀 갖기 운동 때문에 중국은 수십 년 내에 조부모와 부모가 한 아이에게 컴퓨터를 사주기 위해 절약하는 나라에서 한 아이가 은퇴한 부모와 조부모를 먹여 살려야 하는 나라로 변할 것이다. 또 여자아이로 자랄 태아를 낙태시키는 관행 때문에 수십 년 내 남성 수가 여성보다 2억∼4억 명 많아지고 남성들은 신부를 구하기 위해 해외로 나가지 않으면 안 되는 현상이 벌어질 것이다.
이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저임금 제조업에 종사하는 중국인을 지식 및 서비스 기반의 일자리로 이동시켜 임금을 올리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지식산업은 개방된 상호 협력, 아이디어의 공유가 가능한 사회적 네트워크 위에 건설된다. 논리는 간단하다. 우리 모두가 우리 중 한 명보다 똑똑하다는 것이다. 오늘날처럼 편평해진 세계(flat world)의 특징은 당신이 우리 모두의 두뇌와 기술, 혹은 적어도 더 많은 곳에 사는 더 많은 사람의 두뇌와 기술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게 하는 회사나 국가가 그렇게 하지 않는 회사나 국가보다 번성할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혁신허브인 SRI인터내셔널의 커티스 칼슨 최고경영자(CEO)는 이렇게 말했다. “아래로부터 올라오는 혁신은 혼란스럽지만 똑똑하다. 위에서 내려오는 혁신은 질서정연하지만 멍청하다.”
정부가 할 일은 혼동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면서 아래로부터 올라오는 모든 것을 허용하고 그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중국이 트위터에 6억 개의 빌리지(village)를 갖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 이미 매주 토지수용과 부정부패에 항의하는 수천 건의 시위가 일어나는 나라에서 그 시스템이 아래에서 올라오는 더 많은 에너지를 다룰 여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베이징이 직면한 진정한 문제는 이것이다. 중국은 혼란을 다룰 여유를 갖고 있지 않다. 중국은 점진적으로 톱다운(top-down) 에너지를 줄이고 보텀업(bottom-up) 에너지를 늘려야 하는데 중국 지도부는 어떻게 그 균형을 잡아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 나라면 류샤오보에게 물어보라고 충고하고 싶다.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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