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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규장각 도서 144년 만의 귀환

namsarang 2010. 11. 14. 15:16
[동아일보 사설]

 2010년 11월 13일 토요일

 

                                                           외규장각 도서 144년 만귀환

 

 

 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 군대는 강화도에 침입해 외규장각에 보관 중이던 귀중 도서들을 약탈해 갔다. 현재 프랑스가 갖고 있는 이 책들을 ‘외규장각 도서’라고 부른다. 외규장각 도서가 17년간의 반환 협상 끝에 ‘5년 단위 갱신 대여’ 형식으로 우리나라에 돌아온다. 한국을 떠난 지 144년 만의 일이다.

빼앗겼던 우리 문화재가 마침내 귀환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반환 협상 과정에서 한국은 완전 반환을 요구했으나 프랑스가 계속 거부하자 결국 우리는 프랑스 측이 제시한 ‘5년 갱신 대여’를 받아들이고 말았다. 반환 협상에 관여했던 자크 랑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은 “표현은 대여지만 한국에 가면 돌아오지 않는 사실상의 반환”이라고 밝혔으나 현실적으로 우리는 5년마다 프랑스에 대여를 요청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약탈당한 문화재는 반환 받는 것이 마땅하다. 정부는 최소한 ‘영구 대여’의 형식으로라도 돌려받았어야 옳았다.


우리의 국력이 약했던 시절 우리 문화재도 해외로 뿔뿔이 흩어지는 설움을 겪어야 했다. 외규장각 도서 귀환이 우리 문화재의 소중함을 다시 깨닫는 계기가 돼야 한다. 우리가 얼마나 내부의 문화유산을 잘 보호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근 불법으로 보유하게 된 문화재를 원래 주인에게 반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은 조만간 고대 이집트 유물 19점을 이집트에 돌려주기로 했다. 프랑스도 지난해 12월 이집트에 고분 벽화 5점을 반환했다. 더 많은 나라들이 약탈 문화재를 돌려달라는 피해국의 정당한 요구에 응하게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