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박영렬]
삼성전자,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삼성전자는 2010년 매출 153조7600억 원, 영업이익 17조2800억 원의 잠정 실적을 7일 발표했다. 100조 원(매출)―10조 원(영업이익) 클럽에 가입한 지 1년 만에 매출 150조 원, 영업이익 15조 원의 벽을 깨고 사상 최대의 실적을 달성했다. 이러한 경영성과는 지난해 1260억 달러 매출을 올린 미국의 HP를 제치고 삼성전자를 글로벌 1위 정보기술(IT) 기업으로 만들었다.
HP 제치고 세계 1위 IT기업 우뚝
1969년 창립한 삼성전자는 불과 40여 년 만에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1위 IT기업으로 정상에 우뚝 섰다. 한국 경영사의 참으로 경이로운 일이다. 삼성전자에 찬사를 보낸다. 정치 경제의 파고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최고의 인재가 모여 소유 및 전문경영자의 투 톱 체제 아래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스피디하게 대응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부터 2012년까지는 글로벌 산업에서 리더가 바뀔 수 있다. 이 시기에 삼성전자는 IT산업에서 글로벌 리더가 되었다. 2011년부터는 와신상담하던 경쟁기업, 또한 중국 기업 등 신흥기업이 저돌적으로 시장으로 치고 나오는 새로운 경쟁구도가 만들어질 것이다. 1위 IT기업을 수성하기 위해서 삼성전자는 스마트한 창조와 변화를 기반으로 리더십을 확립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리더로서의 품격을 높이기 위한 리더십을 확립해야 한다. 글로벌 리더십을 가지기 위해서는 첫째, 글로벌리티(globality), 즉 세계 어떤 기업과 세계 어디에서 경쟁해도 이길 역량을 키워야 한다. 글로벌 역량의 근원은 사람이다. ‘인재의 삼성’이 진면목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역량 창출에 중심이 될 인재를 적극 발굴, 육성해야 한다.
둘째, 글로벌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기업이므로 글로벌 시각을 가져야 한다. 한국만의 삼성전자가 아니라 전 인류와 함께하는 삼성전자가 돼야 한다. 세계 1등 제품을 몇 개 더 만든다는 생각보다는 인류를 위해 삼성전자가 어떤 공헌을 할지를 비전과 목표에 담고 이를 토대로 신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 또한 세계 시장에서 좋은 기업시민(good corporate citizen)이 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셋째, 글로벌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창출해야 한다. 21세기 경쟁 패러다임은 협력 및 통합을 통한 경쟁이다.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공조를 통한 협력우위, 그리고 산업 간 융복합을 통한 융합우위를 창출해야 한다. 또한 글로벌 시장에 산재한 지식을 찾아내어 통합할 수 있는 초국가적 우위도 제고해야 한다.
‘인류 공헌’ 신성장동력 찾아야
마지막으로 글로벌 리더로서 글로벌 스탠더드를 준수하고, 더 나아가 글로벌 스탠더드를 만들어 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앞으로 글로벌 리더로서의 삼성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눈에 띄게 달라진 견제를 받아가며 외로운 경쟁을 해야 한다. 몇 년 전 세계 1위 자동차기업으로 등극한 도요타가 세계 시장에서 겪는 여러 어려움을 눈여겨보고 이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삼성전자가 창립 50주년을 맞이하는 2019년, 세계 경제는 또 한 번의 위기를 맞이할 수도 있다. 향후 10년을 위한, 글로벌 리더로서 세계 인류를 위해 공헌할 품격 있는 기업이 되기 위한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삼성전자가 세계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이 되도록 격려와 응원을 보내야 한다. 삼성전자의 변신은 우리나라의 국격을 높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박영렬 연세대 경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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