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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고암포 기지 7개월 vs 南 제주기지 21년

namsarang 2011. 7. 6. 12:53

[기고/임한규]

 

北 고암포 기지 7개월 vs 南 제주기지 21년

 

 

완공을 앞두고 있는 북한 황해남도 고암포 공기부양정 기지의 위협이 예상보다 심각하다고 한다. 고암포 기지는 공기부양정 70여 척이 정박할 수 있는 육상 계류장을 갖춘 대규모 기지로 백령도에서 불과 50여 km 떨어져 있다. 이 기지가 완공되면 북한은 2개 여단 규모의 특수전 병력을 30분 만에 백령도로 기습 침투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출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북한의 고암포 기지 건설은 1월 31일 처음 보도됐다. 군 관계자는 “한미 정보당국이 지난해 말 북한이 고암포 일대에서 공기부양정 기지를 건설하고 있는 것을 포착했다”며 “공사 진척도를 측정한 결과 연평도 도발을 전후한 시점에 공사를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착수한 대규모 토목공사가 약 7개월 만에 완공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반면 제주 해군기지는 해양주권 보장을 위해 1993년 12월 최초 소요가 결정됐지만 13년이 지난 2007년 4월 강정마을에 건설하는 것으로 정해졌다. 공사 기간은 2007년부터 2014년까지 8년에 걸쳐 진행된다. 이 사업은 공식적인 주민 보상이 끝났고 1000억 원 이상의 공사비가 투입돼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국책사업이다.

그런데 오래전부터 이 사업을 방해해온 자칭 진보세력이라는 사람들이 최근 방해 활동을 강화해 사회적 문제로 부각시키려 한다. 이들 대부분은 순수 제주도민이 아닌 과거 경기 평택, 전북 부안 등에서 활동했던 이른바 ‘전문 시위꾼’들이다. 입지 선정에 13년이나 걸린 것도 이들의 조직적인 반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제주 해군기지 사업은 모든 과정과 절차를 하나하나 밟았기 때문에 과거 평택이나 부안과 같이 상호간에 무력 충돌이 없었다. 특히 정부 차원의 의사 결정 외에 반대파들이 주장하는 논리의 부당성을 입증하고 설득하기 위해 많은 시간이 소비됐다.

북한은 불과 7개월 만에 총력전을 펴 고암포 해군기지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김일성은 제5차 당대회에서 6·25전쟁의 실패 요인을 해상 수송로를 장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6·25전쟁 때는 유엔군이 주축이 돼 해상 수송로를 장악했지만 이제는 우리가 제주기지를 건설해 스스로 지켜야 한다. 부존자원 부족으로 해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해상 수송로를 장악하는 것이 국가 안보를 지키는 생명선이다.

정당한 절차와 과정을 통하여 결정된 국책사업에 대해 법과 질서를 유린한 채 벌이는 불법 점거 농성과 시위를 용납해서는 안 된다. 과거 여러 차례 불법시위나 단식투쟁으로 국책사업을 방해했던 인사들로 인해 천문학적 국고 손실을 초래한 경험이 있다. 또한 제1야당인 민주당은 해군기지특위를 구성해 공사 중단과 진상조사 활동을 지원한다고 했다. 제주 해군기지는 2007년 노무현 정권에서 결정된 국책사업이다. 국회 특위 위원들이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추진되는 국책사업에 대해 진상조사를 하고 사업 중단을 촉구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이제 우리나라도 국가 공권력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시대가 됐다. 공권력이 약화되고 권위를 잃으면 사회질서의 근간이 무너지고, 질서가 무너지면 국민의 권리와 자유, 그리고 민주주의도 수호할 수 없다. 정상적으로 추진되는 국책사업에 맞서 불법시위로 국가 경쟁력을 저해하고 국고 손실을 초래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공권력으로 엄단해야 한다.

국가 안보와 관련된 영역은 1차적으로는 남북한 경쟁구도다. 군사적 대응기지 건설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이 걸리면 결과적으로 북한을 이롭게 한다. 민주당과 자칭 진보세력은 국민의 높은 의식수준이 이러한 행태를 어떻게 평가하는가를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임한규 전 해군교육사부 사령관·협성대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