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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토리우스 새 역사 썼다

namsarang 2011. 8. 28. 18:18

<세계육상>

피스토리우스 새 역사 썼다

연합뉴스 | 장재은 | 입력 2011.08.28 14:00 | 수정 2011.08.28 14:17

의족 스프린터로 세계선수권 첫 출전..준결승까지 진출

(대구=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4·남아프리카공화국)가 두 다리가 절단된 중증 장애인으로서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새 역사를 썼다.

피스토리우스는 28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부 400m 예선 5조로 출전해 관중의 열광적인 응원 속에 결승선까지 완주했다.

비장애인들과의 치열한 경쟁도 뚫어냈다.

조 4위까지 준결승에 진출하는 조건에서 45초39를 기록해 3위로 결승선을 끊었다.

피스토리우스는 보조공학의 도움을 받아 두 다리에 탄성이 있는 칼날 같은 의족을 신고 뛴다.

이 때문에 경쟁자들보다 출발이 느릴 수밖에 없다.

예상대로 느린 스타트 탓에 경쟁자들보다 초반에는 한참 뒤졌으나 중반을 지나면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결승선 50m를 남기고도 다섯 명 정도와 치열한 경합을 벌여 예선 통과가 불투명했으나 사력을 다해 3위로 골인했다.

그가 트랙을 한 바퀴 도는 동안 관중은 '오스카'를 연호했고, 예선 통과 사실이 발표됐을 때 우레 같은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피스토리우스는 결승선 근처에서 경쟁자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거나 포옹하면서 역사적 순간의 감동을 만끽했다.

그는 "여기까지 오는 게 오랜 목표였고 여기에서 뛰려고 엄청나게 노력했다"며 "참으로 경이로운 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애초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의족의 탄성이 피스토리우스에게 불공정한 이익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그의 비장애인 대회 출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피스토리우스는 2008년 IAAF의 이 같은 조치가 부당하다며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해 비장애인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권리를 쟁취했다.

그러나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는 기록이 모자라 출전권을 따내지 못했고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에서 금메달 세 개를 목에 거는 데 만족했다.

올해 대구 대회를 앞두고는 당당히 기준기록을 통과해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그는 이것이 오랜 훈련의 성과라고 설명했다.

피스토리우스는 자신의 최고 기록(45초07)에는 못 미치지만 두 번째로 좋은 개인 기록이라서 만족한다고 이날 경기 결과를 평가했다.

경기 상황에 대해서는 "출발이 늦었으나 190m쯤에서 안정을 찾았다"며 "두 번째 코너를 돌면서 다른 선수들이 속도를 늦춰 자신감을 얻었고 40m를 남기고 옆에 세 명 정도가 있어 내가 잘 뛰고 있다는 걸 알았다"고 돌아봤다.

피스토리우스는 29일 오후 8시 남자 400m 준결승전에 나선다.

그는 "이렇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며 "오늘은 긴장을 해서 힘들었고 내일이 더 힘들 것 같지만 안정감 있게 뛰는 게 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큰 대회에서는 집중력을 잃을 수 있다"며 "여기서 많은 것을 배워가고 싶고 내일도 오늘처럼만 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준결승전 예상 결과에 대해서는 "나는 현실적"이라며 올해 초에 찍은 자신의 최고 기록 45초07을 다시 찍더라도 결승 진출에는 이르지 못할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