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11년 9월 20일 화요일
2004년 정부 간 합의 깨고 역사 왜곡하는 중국
중국이 우리 선조가 세운 고구려를 자신들의 역사라고 우기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역사 침탈이다. 중국은 세계적인 석학들도 인정한 한국 고대사의 진실을 정녕 모른단 말인가. 영국의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는 고구려를 ‘한국 토착의 3국 가운데 하나’로 표현했고, 미국의 동아시아 전문가 존 페어뱅크와 에드윈 라이샤워도 공저 ‘동아시아사’에서 고구려를 ‘한국에서 발달한 최초의 순수한 원주민 국가’로 평가했다. 다른 나라의 역사를 넘보는 중국이 어떻게 세계의 중심으로 자임하겠다는 것인지 딱하기 그지없다.
중국의 역사왜곡은 2004년 한국과 중국 정부의 합의를 위반한 것이어서 더 심각하다. 한국과 중국은 2004년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이 노골화하면서 외교적 갈등을 겪었다. 중국 외교부는 그해 4월 홈페이지에 한국을 소개하는 내용에서 고구려 부분을 삭제했고, 관영 신화통신 등은 일제히 고구려를 ‘중국 지방정권’으로 보도했다. 한국에서 반중(反中) 감정이 고조되자 중국은 4개월 뒤 잘못을 인정했다. 중앙 및 지방 정부 차원에서 고구려사 관련 기술에 대한 한국 측의 관심에 이해를 표명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로 약속했다. 중국 재외공관과 지방정부의 고구려사 왜곡은 명백한 합의 위반이다.
외교통상부는 중국에 즉각 시정을 요구하고 합의 준수를 촉구해야 한다. 중국의 지방정부가 우리의 지적을 받고 왜곡된 기술을 바로잡은 사례도 있다. 랴오닝 성 환런 현은 2006년 홈페이지에 ‘고구려는 중국 역사상 북방 지방정권 관할에 있던 소수민족’이라는 글을 실었다가 선양 주재 한국 총영사관의 항의를 받아들여 삭제했다. 정부는 국가 간 합의와 수정 선례를 충분히 활용해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이 더는 반복되지 않도록 단단히 못을 박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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