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천안함 北 소행’ 김정남도 인정했는데…
기사입력 2012-01-18 03:00
천안함 폭침에 대해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와 함께 과학적인 조사를 했고, 북한 소행이라는 움직일 수 없는 물증까지 찾아냈다. 그런데도 북한은 ‘남조선 자작극’이라고 우겼고, 남쪽의 종북좌파는 “눈으로 보지 못해 믿을 수가 없다”며 억지를 부렸다. 김정남은 “북조선 처지에서는 서해5도 지역이 교전지역임을 강조해야만 핵과 선군정치의 정당성이 부여되는 것”이라고 북의 도발 의도를 꿰뚫어봤다.
그는 김정일이 애초에 3대 세습에 반대했다며 이복동생 김정은을 흔드는 발언도 했다. 김정남은 김정은의 강력한 후견인으로 등장한 고모 김경희, 고모부 장성택이 자신과 ‘좋은 관계’에 있으며 그들의 각별한 사랑을 받고 있다는 말로 김정은을 자극했다. 김정남은 통치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기존 권력 간 세력다툼이 일어날 경우 김정은 체제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스위스 제네바 국제학교와 옛 소련 모스크바에서 유학생활을 했고 2000년 이후 마카오 등에서 지내는 김정남은 북한을 국제적이고 자본주의적인 시각에서 바라본다. 그는 “개혁·개방을 하지 않으면 북한이 무너지고 개혁·개방을 할 때는 북한 정권이 붕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일에게 개혁·개방을 주문하다가 후계자 경쟁에서 밀려났다는 김정남의 주장은 자신의 처지를 합리화하려는 의도를 깔고 있는 듯하다. 김정일이 다른 남자의 아내였던 성혜림에게서 낳은 김정남은 적통(嫡統)이 아니라서 권력승계 대상에서 일찌감치 제외돼 있었다는 일반적 시각과는 차이가 있다.
김정남의 북한 체제 비판은 세상의 주목을 받아야 스스로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는 절박한 생존전략일 수 있다. 하지만 김정일 사망 후 김정은 체제가 빠르게 안정되는 듯해도 언제 무슨 일이든 터질 수 있는 게 북한 체제라는 전제를 갖고 우리는 대응해야 한다. 김정은과 그를 둘러싼 집단이 체제 생존을 위해 언제든지 대남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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