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구라 김용민 파문, 저질 막말 추방 계기 삼아야
기사입력 2012-04-17 03:00:00
방송인 김구라 씨가 2002년 인터넷방송에서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를 창녀에 비유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그는 당시 성매매 여성 80여 명이 전세버스를 타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인권 관련 제소를 하러 간 사건에 대해 “창녀들이 전세버스 두 대에 나눠 타는 것은 예전 정신대(위안부)라든지, 참 오랜만에 보는 풍경”이라고 말했다. 일본군의 성노예로 끌려간 위안부는 우리 근현대사에서 최대의 수난을 당한 피해여성이다. 이들을 창녀에 빗댄 것은 역사의 무지(無知)를 넘어서 용납할 수 없는 망언(妄言)이다. 이 음성파일이 공개된 뒤 그를 방송에서 퇴출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자 김 씨는 어제 “자숙하는 시간을 갖겠다”며 출연 중인 방송프로그램에서 하차할 뜻을 밝혔다.
김 씨는 무명 시절이었던 2004, 2005년 인터넷방송에서 ‘김구라 한이의 플러스 18’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나꼼수’ 패널 출신으로 총선에 출마해 낙선한 김용민 씨가 이 프로에서 노인 폄훼 발언을 할 때 진행자가 김구라 씨였다. 김 씨가 “시청 앞에서 ×랄하는 노친네들 다스리는 법 없을까요”라고 묻자 김용민 씨는 “시청역에서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를 모두 없애면 된다”고 답했다. 이들은 인터넷방송에서 짝을 이뤄 여성, 종교 비하 발언들을 쏟아냈다.
김 씨는 2003년 당시 대선 후보로 거론되던 이명박 서울시장을 ‘노가다 십장’ ‘멸치대가리’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한국을 조진 100인의 개××들’ 명단에 올렸다. 정연주 사장이 재임하던 KBS는 2004년 10월 그를 KBS라디오 ‘가요광장’의 MC로 내세웠다. 음악과는 별 관련이 없던 방송인으로서 파격의 발탁이었다.
그는 요즘 SBS의 ‘스타주니어쇼 붕어빵’ 등 지상파에만 4개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해 왔다. 연예인들이 자녀와 함께 출연하는 ‘붕어빵’은 주말 오후에 가족들이 함께 시청하는 프로그램이다. 전부터 ‘저질 막말의 원조’ 격으로 악명 높았던 그가 가족 프로그램에 출연해온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그는 2009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막말 방송’ 심의에서 프로그램 1회당 막말 횟수가 42.3회로 1위를 차지했다. 그럼에도 당당한 ‘방송 권력’으로 군림해 왔다. 김 씨의 하차는 그의 과거 행적으로 볼 때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불거졌던 김용민 씨의 욕설 파문과 함께 우리 사회에서 저질 막말을 추방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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