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실수' 김연아 "1위 못할까봐 긴장"
2013.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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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1위를 못할까봐 긴장했다."
'피겨여왕' 김연아(고려대)가 7년 만에 나선 종합선수권 무대에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김연아는 5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KB금융그룹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13 시니어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30.96점, 예술점수(PCS) 35.01점, 감점 1점을 받아 합계 64.97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김연아는 이날 18명 출전 선수 가운데 가장 마지막 주자로 모습을 드러냈다. 2006년 2월 이 대회 주니어 부문 정상에 오른 뒤 7년 만에 다시 찾은 무대. 경기장을 가득 메운 4천여 팬들은 숨죽이며 여왕의 국내 복귀전을 기다렸다.
그러나 긴장한 탓인지 준비과정에서부터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마지막 그룹에 속한 5명의 선수들과 몸을 풀던 김연아는 착지 동작에서 넘어지면서 펜스에 강하게 부딪혔다. 멋쩍은 웃음으로 위기를 넘겼지만 불안감은 실전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쇼트프로그램 곡 '뱀파이어 키스'에 맞춰 연기를 시작한 그는 활주 과정에서 한 차례 넘어지며 흐름을 놓쳤고, 첫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점프는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곧바로 안정을 되찾은 김연아는 두 번째 과제인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을 발판으로 남은 연기를 무사히 마쳐 2위 최다빈(강일중·53.21점)을 11.76점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달 NRW트로피에서 기록한 쇼트 프로그램 시즌 최고점(72.27점)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특유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인 무대였다.
김연아는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연습 때 넘어진 것이 경기에 영향을 미쳤다. 평소보다 세게 부딪혔다"라고 밝힌 뒤 "첫번째 점프가 단독이었다면 그냥 뛰었겠지만 뒤에 후속 점프가 있어 한 바퀴밖에 못 뛰었다"라고 실수를 해명했다.
이어 "오랜만에 출전하는 국내대회라 가벼운 마음으로 하려했는데 예상치 못한 실수가 나오면서 긴장했다"면서 "그래도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1위를 못할까 긴장했는데 무사히 마무리해서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열광적인 응원을 보낸 팬들을 향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김연아는 "잘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는데 실수를 해서 정신없었다. 부족했지만 끝까지 응원해준 팬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김연아는 6일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해 이번 대회 우승자에 주어지는 세계선수권 출전권에 도전한다.
김흥순 기자 sport@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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