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 관계 속 탁구 남북대결’ 해외 관심 뜨거웠다
입력 2013.05.19 17:17
탁구 세계선수권에서 남북대결이 펼쳐졌다. 그것도 메이저급 대회 우승트로피를 놓고 대결했다. 이 대결에 전세계가 주목했다.
이상수(23·삼성생명)-박영숙(25·한국마사회) 조는 1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팔레 옴니스포르 드 파리 베르시 경기장에서 열린 2013 세계탁구선수권대회 혼합복식 결승에 올랐다. 준결승에서 중국의 왕리친-라오징웬 조를 4-1로 누르며 2003년 남자 단식 주세혁 이후 10년만에 세계선수권 결승에 올랐다.
그러나 결승에서 만난 상대는 북한의 간판 복식 조 김혁봉(28)-김정(24) 조였다. 김혁봉-김정 조는 8강에서 조언래(27·에쓰오일)-양하은(19·대한항공) 조를 4-1로 격파했다. 이어 4강에서 홍콩 조를 4-3으로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 2007, 2011년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3차례 세계선수권에 나섰던 김혁봉-김정 조는 삼수만에 세계선수권 결승에 올랐다.
공교롭게 세계선수권이라는 큰 무대에서 남북한이 우승트로피를 놓고 맞대결을 펼치게 돼 더욱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남북한이 정치적인 문제로 첨예한 대립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결을 펼쳐 더 많은 관심을 받았다.
두 조는 선의의 대결을 펼쳤다. 1~3세트를 김혁봉-김정 조가 먼저 가져갔지만 4,5세트에 이상수-박영숙 조가 뒷심을 발휘해 추격했다. 6세트에도 초반 이상수-박영숙 조가 앞서 대역전 가능성을 높였지만 경험이 풍부한 김혁봉-김정 조가 중반 이후 분위기를 가져갔다. 결국 김혁봉-김정 조가 우승을 차지했다.
대결을 펼친 뒤 두 조는 훈훈한 장면을 선보였다. 시상대에 선 김혁봉-김정 조는 이상수-박영숙 조와 나란히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날 경기를 지도한 김형석 여자대표팀 감독은 "경기 전부터 북한 선수, 지도자들과 '후회없는 시합 해보자. 좋은 경기 하자'며 서로 격려했다. 끝나고나서도 '수고했다'며 악수도 나누고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좋았다"고 말했다.
남북한 맞대결에 해외 언론의 반응도 뜨거웠다. 프랑스 AFP는 19일 "북한이 경기 당일 동해상에 유도탄을 발사하고, 지난 2월 핵실험을 실시하는 등 남북한의 정치적인 긴장 관계에서 두 조가 완벽한 하모니를 이뤘다"고 전했다. 아담 샤라라 국제탁구연맹(ITTF) 회장은 AFP와 인터뷰에서 "남북이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장면이 훈훈했다"면서 "남북한이 좀 더 가까워지게 하는데 ITTF가 긍정적인 촉매제를 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사진=월간 탁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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