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그림

우리네 삶 담은 걸작, 부산을 찾다

namsarang 2014. 4. 26. 09:44

[한국근현대회화 100선 부산전]

 

우리네 삶 담은 걸작, 부산을 찾다

  • 김미리 기자
  •  

       

    입력 : 2014.04.25 03:03

    명화를 만나다-한국 근현대 회화 100선·부산시립미술관

    그간 우리는 우리 것의 진가(眞價)를 인정하는 데 인색했다. 미술 분야도 그랬다. 몇몇 이름 알려진 서양 유명 화가의 국내 전시는 긴 줄 서서라도 관람했지만 정작 우리네 삶을 담은 우리 그림은 외면했다. 이런 사대주의적 미술 편애가 바뀐 계기가 생겼다. 작년 10월부터 지난 3월까지 서울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렸던 '명화를 만나다―한국 근현대 회화 100선'전이다.

    
	시인 구상은 벗 이중섭을“시적인 미와 황소 같은 화력을 지녔을 뿐 아니라 용출하는 사랑의 소유자”라고 했다. 이중섭의‘황소’(1953년경)에 등장하는 소는 구상이 설명하는 이중섭을 빼닮았다. 붉은 노을을 바탕으로 평화로운 눈빛을 한 채 고개 들고 있는 황소는 시적이다. 화력이 느껴지면서도 평온한 사랑이 번진다. 이중섭의 대표작인 이 그림은‘근현대 회화 100선’서울전에서 관람객들이 꼽은‘가장 마음에 드는 그림’1위에 선정됐다.
    시인 구상은 벗 이중섭을“시적인 미와 황소 같은 화력을 지녔을 뿐 아니라 용출하는 사랑의 소유자”라고 했다. 이중섭의‘황소’(1953년경)에 등장하는 소는 구상이 설명하는 이중섭을 빼닮았다. 붉은 노을을 바탕으로 평화로운 눈빛을 한 채 고개 들고 있는 황소는 시적이다. 화력이 느껴지면서도 평온한 사랑이 번진다. 이중섭의 대표작인 이 그림은‘근현대 회화 100선’서울전에서 관람객들이 꼽은‘가장 마음에 드는 그림’1위에 선정됐다.
    40만명의 관객이 1920~70년대 우리 작가들이 그린 명화 100점을 보러 전시장을 찾았다. 우리 그림만을 내건 전시로는 역대 최다 관람객 수를 기록했다. 이 중엔 서울 관객은 물론이고 아이 손잡고 지방에서 올라온 가족도 있었다. 전시를 보며 동창회를 연 중년 관객도 많았다. 우리 그림의 재발견이 이뤄진 사건이었다.

    서울을 감동시킨 이 '국민 전시'가 지금 항도(港都) 부산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 8일 같은 이름으로 부산 해운대 부산시립미술관에서 개막해 7월 6일까지 3개월간 열린다. 다시 한데 모으기 어려울 우리 미술사의 대표작이, 개항기 한국 근현대 미술의 씨앗을 뿌리고, 6·25 때 작가들이 피란해 폐허 속에서 우리 예술의 맥을 이어온 부산을 찾았다.

    수준 높은 전시를 접할 기회가 적은 지방 관객들에겐 교과서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명화를 한꺼번에 볼 특별한 기회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이중섭, 박수근의 대표작이 나왔다. 이중섭의 '황소' 그림 두 점, 화강암처럼 질박한 질감에 푸근한 시골 풍경을 담은 박수근의 '빨래터'(1954년), '절구질하는 여인'(1954년)은 서울 전시에서 남녀노소 관객 모두가 좋아했던 그림이다. '꽃과 여인의 화가' 천경자의 '길례언니'(1973년), 향토적 소재주의를 대표하는 이인성의 '해당화'(1944년) 같은 서정적인 그림도 놓쳐선 안 될 명작이다.

    
	배운성 '가족도' 외.
    부산전에서 꼭 봐야 할 작품이 있다. 일부 작품이 교체되면서 새로 걸린 작품들이다. 한국은행 본점 로비에 걸려 있다가 부산을 찾은 김인승의 '봄의 가락'(1942년)을 비롯해 박수근 '두 여인'(1960년대)과 '우물가'(1953년), 장욱진 '물고기'(1959년), 도상봉 '명륜당'(1933년), 김환기 '10만개의 점 04-VI-73 #316'(1973년), 김영주 '인간들의 계절'(1975년) 등 7점이다.

    박고석이 부산으로 피란해 그린 '범일동 풍경'(1951년) '가족'(1953년), 김환기가 부산에서 해군 종군 화가로 활동하며 그린 '피란열차'(1951년)는 부산 관객에게 더 특별하게 다가가는 작품이겠다. 100점의 명화 외에 성경을 한국적으로 해석해 예수를 갓 쓴 선비로 표현한 김기창의 '예수의 생애'(1952~1953년) 시리즈 30점도 특별 전시됐다.


    ▲7월 6일까지, 휴관일 없음

    ▲부산시립미술관

    ▲관람료 성인 6000원, 유치원 및 초·중·고생 3000원, 4월 30일까지 부모 동반 유치원생 및 초등학생 무료.
    www.koreanpainting.kr (051)747-1216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