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땅

(25). 페르가몬

namsarang 2014. 8. 1. 16:35

[성경 속 도시]

(25). 페르가몬

믿음 지켰으나 세속화로 책망받아

▲ 요한 묵시록의 7대 교회 중 하나인 페르가몬 도시 유적. 리길재 기자



페르가몬의 역사는 고대 트로이전쟁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헥토르의 아내 ‘안드로마케’가 ‘아킬레스’의 아들 ‘네프톨레무스’와 결혼해 나은 아들이 ‘페르가무스’인데 그가 성을 쌓아 만든 도시라고 해 ‘페르가몬’이라고 불렀다. 이처럼 페르가몬은 고대부터 도시가 형성됐다.

기원전 332년 알렉산더대왕이 죽자 그의 신하였던 장군 4명이 알렉산더가 정복했던 나라를 분할통치했다. 그중 리시마코스 장군은 페르가몬이 있는 지중해와 에게해 연안을 다스리게 됐다. 리시마코스는 전형적인 군인이다. 그래서는 그는 일찍부터 페르가몬의 특성을 이용해 성벽을 건축하는 등 군사적인 요충지를 만드는 데 공을 들였다. 그는 페르가몬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페르가몬은 원뿔형의 높은 위치에 요새로서 천혜의 환경을 갖추고 있었다. 주변국의 계속되는 침략을 잘 막아냈던 페르가몬도 로마제국 앞에서는 어쩔 수 없었던 모양이다. 나중에 페르가몬을 자진 헌납했다. 로마는 페르가몬을 아시아주의 수도로 삼아 더욱 발전시켜 나갔다.



건축 문화 의술 등 발달


페르가몬은 무엇보다 일찍이 양피지의 발달로 20만 권의 장서를 가진 세계 2대 도서관과 대학이 있는 학문의 도시였다. 북쪽 광장에 있는 도서관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페르가몬의 건축, 문화, 예술 교육, 의술은 우상과 신전에서 비롯된 것들이었다. 페르가몬은 제우스의 출생지로 세계의 7대 불가사의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제우스 신전과 아테네, 디오니소스, 아스클레피오스 신전이 모여 있고 신전을 건축하느라 건축과 미술 조각이 발달했다. 최고의 병원 아스클레피온이란 이름은 건강과 약 치료의 신이며 독사로 상징되는 아스클레피오스로부터 따왔다. 이 병원은 다른 병원들과는 치료방법이 달랐다. 물, 진흙, 스포츠, 연극 그리고 도서관 등으로 병을 고쳤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사티로스나 갈레누스와 같이 유명한 의사들이 이곳에서 활약했으며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도 이곳에서 출생했다.

요한 묵시록에 나오는 소아시아의 7대 교회 중 하나인 페르가몬 교회는 안티파스의 순교와 신자들의 믿음으로 많은 유혹과 핍박에도 신앙을 지켜 하느님의 칭찬을 받은 교회로 알려졌다.

“나는 네가 어디에 사는지를 안다. 곧 사탄의 왕좌가 있는 곳이다. 그렇지만 너는 내 이름을 굳게 지키고 있다. 나의 충실한 증인 안티파스가 사탄이 사는 너희 고을에서 죽임을 당할 때에도, 너는 나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묵시 2,13). 또 동시에 페르가몬 교회는 교회가 세상과 결합해 진리를 잃어버리고 세속화돼 가는 것에 대한 책망을 듣기도 했다.



사탄의 영향 많이 받아

요한 묵시록의 저자는 타락 행위를 탓하면서 이스라엘의 예언자 발라암의 예를 들고 있다. “그러나 너에게 몇 가지 나무랄 것이 있다. 너에게는 발라암의 가르침을 고수하는 자들이 있다. 발라암은 발락을 부추겨, 이스라엘 자손들 앞에 걸림돌을 놓아 그들이 우상에게 바친 제물을 먹고 불륜을 저지르게 한 자다”(묵시 2,14).

페르가몬은 우상숭배 신전들로 가득 차 있어 그리스도교 신앙을 유지하기 힘들 정도였고, 우상 숭배와 세속화 분위기 속에서 사탄의 영향력을 많이 받았다.

▲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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