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땅

(24) 스미르나

namsarang 2014. 7. 31. 11:24

[성경 속 도시]

 (24) 스미르나

궁핍과 박해에도 신심 변치 않아

 

▲ 소아시아 일곱교회.

 

▲ 폴리카르포 주교의 유해가 모셔진 스미르나 주교좌성당. 제공=김원창




성경에 언급된 스미르나(Smyrna)는 현재의 터키 이즈미르다. 스미르나는 일찍이 아나톨리아의 에게 해변의 전략적 요충지로, 이오니아인들에 의해 창건됐다. 고대 그리스의 식민도시이며 기원전 627년 리디아의 공격으로 멸망했다. 기원전 3세기에 재건되어 로마 시대까지 번영했다. 또 방어가 쉽고 내륙과의 연결이 좋은 항구의 이점을 갖춰 스미르나는 이미 고전시대 이전에 중요한 위치가 되었다.



‘아시아의 꽃’ 아름다운 항구 도시

스미르나인들은 기원전 195년에 도시 중앙에 최초로 로마의 여신전을 건립하였다. 로마의 정권과 야합하였기에 로마와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로마 군사들이 전쟁에 나가 추위와 배고픔을 겪을 때 스미르나 시민들은 자신들의 옷을 기꺼이 벗어 그들에게 보냈을 정도였다. 키케로는 스미르나를 “로마 제국의 가장 가까운 우방이며 제국에 충성을 다하는 도시”라고 극찬하였다.

스미르나는 그리스 문화를 중심으로 그리스 상인에 의해 무역도시로 성장했다. 지금도 풍부한 역사와 함께 전략적인 위치를 지닌 관광도시다. 스미르나는 에페소에서 북쪽으로 약 56㎞ 지점에 있는 자연이 매우 아름다운 항구도시다. 흔히 ‘아시아의 사랑’ 또는 ‘아시아의 꽃’, ‘아시아의 면류관’ 등으로 칭송을 받았다.

스미르나에 교회가 세워진 기원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으나 사도 바오로의 선교로 세워진 것으로 본다. 스미르나 교회는 박해와 궁핍을 당했다.

“나는 너의 환난과 궁핍을 안다. 그러나 너는 사실 부유하다. 또한 유다인이라고 자처하는 자들에게서 중상을 받는 것도 나는 안다. 그러나 그들은 유다인이 아니라 사탄의 무리다. 네가 앞으로 겪을 고난을 두려워하지 마라. 보라, 이제 악마가 너희 가운데 몇 사람을 감옥에 던져, 너희가 시험을 받게 될 것이다. 너희는 열흘 동안 환난을 겪을 것이다. 너는 죽을 때까지 충실하여라. 그러면 내가 생명의 화관을 너에게 주겠다”(묵시 2,9-10).

스미르나에는 많은 유다인들이 거주했으며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유다인들은 이 도시를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 많은 돈을 내놓을 정도였다. 이 도시에서 세력을 얻은 유다인들은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핍박하였다. 따라서 스미르나 지역에 살며 신앙생활을 했던 이곳 신자들은 다른 어느 지역보다 더 많은 순교자를 내며, 자신의 삶을 주님께 봉헌했다. 그들은 유다인들의 핍박뿐만 아니라 로마 제국으로부터도 큰 위협을 받으며 살아야만 했다. 또 신자들은 궁핍했다. 로마 시대에는 보통 중산층이 거의 없어 가난한 자와 부유한 자로 나뉘었다. 가난한 사람들은 알렉산드리아에서 곡물을 실은 배가 풍랑으로 도착하지 못하게 되면 식사조차 하기 어려운 생활을 할 정도였다고 한다.



폴리카르포 주교, 배교 거절하고 순교

스미르나에서 중요한 인물은 사도 요한의 제자인 폴리카르포다. 그는 2세기 스미르나의 주교였다. 그는 스미르나에서 이교 축제 동안 체포됐고 배교를 거절해 결국 순교했다. 그는 항상 교회의 모든 사람들에게 복음서대로 생활할 것과 왕과 통치자, 적과 박해자들을 위해 기도할 것 등을 권고했다고 한다. 그는 신자들에게 신앙을 포기하지 말고 최후까지 믿음을 지키도록 격려했던 것처럼 자신의 삶을 마감했다.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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