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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제례보다 ‘죽은 이를 위한 미사’가 우선

namsarang 2014. 9. 7. 00:03

 

가정 제례보다 ‘죽은 이를 위한 미사’가 우선

신앙인들의 차례 지내는 법- 「한국 천주교 가정 제례 예식」




민족 대명절인 ‘한가위’(8일)가 다가왔다. 올 추석은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이야기로 이야기꽃을 피우며 천주교를 알릴 좋은 기회이다. 아울러 친지들과 함께 차례를 지내며 그리스도인다운 신앙을 드러낼 수 있는 때이다. 주교회의가 편찬한 「한국 천주교 가정 제례 예식」을 바탕으로 신앙인들의 올바른 차례 지내는 법을 소개한다.



천주교에서 허용한 제례 의미

제사의 근본정신은 선조에 대한 효 실천과 생명의 존엄성과 뿌리 의식을 깊이 인식해 선조 유지에 따라 진실한 삶을 살고, 가족 공동체의 화목과 유대를 이루게 하는 데 있다.

주교회의는 제례에 대한 몇 가지 유의할 점을 명시했다. 천주교가 허용한 제례는 △유교식 조상 제사의 답습이 아니고 △조상에 대한 효성과 추모의 전통문화 계승 차원이며 △나이 들어 입교한 다종교 가정을 위한 사목적 배려임을 드러낸다. 그러면서 조상 기일이나 명절에 가정이나 묘지에서의 제례를 허용하고 있다.



가정 제례와 미사, 제례의 준비

신자 가정에서는 가정 제례보다 우선하는 것이 죽은 이를 위한 미사다. 하지만 기일 제사나 명절 차례를 지내야 하는 가정은 「한국 천주교 가정 제례 예식」을 기준으로 제례를 지낼 수 있다. 우선 고해성사를 통해 마음을 정화해야 한다. 복장도 단정히 갖춘다. 제례 상은 단순히 추모 예절만을 위한 상을 차릴 수 있다. 상 위에는 십자가와 조상(고인)의 사진과 이름을 올리고, 촛불과 향을 피운다. 「성경」과 「가톨릭 성가」「상장예식」등을 준비한다.



가정 제례 예식

<시작예식>

가장이 “지금부터 한가위를 맞아 차례를 거행하겠습니다”하면, 참석한 모든 이가 십자성호를 긋는다.

시작성가는 가톨릭 성가 50번ㆍ227번 등이 좋다. 이어 가장 주례로 시작기도가 이어진다.

“예수님께서는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고, 또 살아서 나를 믿는 모든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요한 11,25-26)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생명과 부활의 주인이신 주님께 조상님들과 우리 자신을 봉헌하면서 정성을 다하여 이 예절에 참여합시다”하고 기도한다.

잠시 침묵을 한 뒤 “주님, 이 세상에서 불러 가신 주님의 종 ‘(고인 이름과 세례명)’을 받아들이시어 영원한 행복을 누리게 하시며 성인들과 함께 주님을 찬미하게 하소서. 또한 저희도 주님의 뜻 안에서 서로 화목하여 사랑할 수 있게 해 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하고 기도한다.



<말씀 예절ㆍ추모 예절ㆍ마침 예식>

이어 성경을 봉독한다. 마태 5,3-12(참행복), 요한 14,1-14(아버지께 가는 길)을 주로 읽지만, 다른 본문도 선택할 수 있다.

성경 봉독 뒤에 가장은 고인(조상)을 회고하면서 가훈과 가풍, 유훈 등을 가족들에게 설명한다.

가장이 향을 피우고 모든 사람이 다 함께 큰 절을 두 번 하는 추모예절 뒤에는 위령기도를 바친다. 「상장예식」또는 「위령기도」를 참고해 연도처럼 노래할 수도 있다.

마침예식에는 성가(50번ㆍ54번ㆍ227번 등)를 부르고 성호경으로 마친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