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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도둑에게 줄 수 없는 것

namsarang 2014. 11. 21. 18:07





      도둑에게 줄 수 없는 것

      어느 날 밤, 가난하기 짝이 없는 한 선사의 오두막으로 도둑이
      슬거머니 들어섰다.
      아직 잠이 들지 않은 선사는 가만히 문이 열리는 소리에 눈을 떴다.
      선사는 가느다랗게 새어 들어온 달빛에 방안을 두리번거리고
      있는 도둑을 보았다.
      그러나 못 본 채 눈을 감아 버렸다.
      어둠에 익숙해지지 않은 도둑은 더듬더듬 방안을 짚어 보지만
      손에 잡히는 물건이 없었다.
      "도대체 어두워서 뭐가 보여야지!"
      도둑이 조그맣게 투덜거리는 소리를 들은 선사는 조용히 입을 떼었다.
      "어두워서 안 보이는 게 아니라 밝은 대 낮에 차근차근 찾아봐도
      값나가는 물건은 하나도 없을 거요."
      "아이쿠!"
      도둑은 자는 줄 알았던 선사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 바닥에 주저앉았다.
      "보아하니 멀리서 온 것 같은데, 빈손으로는 갈 수는 없지 않겠소.?
      괜찮다면 내가 걸친 옷이라도 가져가시오."
      선사는 빙그레 웃으며 입고 있던 옷을 벗어 도둑에게 주었다.
      도둑은 어리둥절했지만, "아이고 모르겠다." 하며 선사가 건네주는
      옷을 받아 들고 휙 나가버렸다.
      도둑이 급히 나가면서 열어 젖힌 문으로 달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선사는 알몸으로 앉아 달빛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가련한 자여 내 저 아름다운 달빛만은 줄 수 없구나,"


      영상제작 : 동제


출처 : 자연과 시의 이웃들
글쓴이 : 그도세상김용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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