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 폭탄 맞은 2015 흡연자 신풍속도
헤럴드경제 입력 2015.01.05 10:05
- 담뱃값 2000원 인상 5일째
- 흡연자들 다양한 대처 방식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담뱃값 인상 5일째, 2000원의 가격 인상과 더불어 정부의 음식점 전면 금연 정책까지 '이중고'에 처한 상당수 흡연자들은 금연을 심각하게 고민하거나 이미 금연을 시작했다.
힘든 세월을 맞이하고 있는 흡연자들의 '2015 신 풍속도'가 다양한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현명한 대처…'금연파'=서울 노원구에 사는 직장인 박모(29) 씨는 오늘로 금연 5일째를 맞고 있다. 박 씨는 "지난해부터 건강을 위해 금연을 생각해왔는데 담뱃값 인상이 그 결심을 굳혀 줬다"면서도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술자리 등이 이어지면 흡연 욕구를 참아내기 힘들다"고 했다.
역시 1일부터 금연을 시작한 직장인 남궁영(34) 씨는 "13년 동안 피운 담배를 이 기회에 끊으려고 한다. 예전에 보건소 금연 클리닉도 다녀봤지만 금연은 개인의 의지가 더 중요한 것 같다"고 각오를 다진 뒤 "정부는 국민 건강을 위한다는 진정성을 보여주려면 담뱃값에 강력한 경고 그림을 넣는 등 금연 정책을 확실히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끊기는 힘들어…'절약파'=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직장인 최모(37) 씨는 집에 가는 길에 편의점마다 들러 아직 가격이 오르지 않은 담배를 구입하고 있다. 최 씨는 "던힐 등 아직 가격이 그대로인 담배가 남아있을지 몰라 틈나는대로 구하고 있다"며 "증세가 없다는 공약과 달리 결국 우리같이 끊을 수 없는 서민들에게 세금 더 걷어가는 것 아니냐"고 씁쓸해했다.
직장인 김모(33) 씨도 피우는 담배 양을 줄이고 있다. 김 씨는 "4700원으로 오른 담배를 직접 구입해보니 느껴지는 가격 부담이 만만치 않다"면서 "담배를 피우다 보면 어느샌가 필터 끝까지 피우고 있다"고 했다.
한편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진 롤링타바코도 애연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말아 피우는 담배를 뜻하는 롤링타바코는 완제품인 일반 담배와 달리 가공된 연초, 담뱃 종이, 필터가 각각 출시돼 구매자들이 직접 제조를 해야한다.
▶어찌해야 할지 답답하다… '고민파'=금연을 고민하면서도 해낼 자신이 없는 '고민파'들은 지난해 미리 사둔 담배와 아직 가격이 오르지 않은 담배로 버티고 있다.
세종시에 사는 직장인 김민우(31) 씨는 "내가 피우는 담배는 아직 가격이 오르지 않아 고민할 여유가 생겼지만 끊는 쪽으로 생각 중"이라면서 "담배를 아예 팔지를 말던지 아니면 최소한의 흡연공간을 보장하든지 해야한다"고 분노했다.
직장인 박모(30) 씨는 "우리 회사는 각 층마다 흡연실이 있을 정도로 흡연자가 많은데 오늘 오전에 가보니까 확실히 사람이 줄었다"면서 "그래도 다들 담배 한 보루씩은 기본으로 쌓아 두고 일단 판단을 유예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박 씨는 "술자리가 2차 3차로 이어지면 담배를 참기 힘들지만 구입해 둔 전자담배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고민파들에게 전자담배는 '필수품'이 돼가는 추세다. 한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 따르면 지난달 1∼22일 전자담배 판매량은 이전해 같은 기간의 17배에 달했다.
▶개비 담배라도…'눈물파'= 담뱃값이 오르면서 노인들이 많이 찾는 종로 일대나 수험생이 많은 신림동 등을 중심으로 개비 담배 수요도 늘고 있다. 가격 부담에 담배를 구하기 힘들어진 이들이 도저히 참기 어려울 때 한 개비씩 사서 피우는 것이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고시촌 인근 슈퍼에서는 한개비에 200원하던 개비 담배가격을 300원으로 50% 인상해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현행 담배사업법에 따라 담배 포장지를 뜯어 낱개 형태로 담배를 파는 행위는 불법이다. 이러한 개비 담배를 판매한 판매업자는 1년 이내 범위에서 영업정지 처분에 취해질 수 있다.
한편 담뱃값 2000원 인상으로 정부는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연간 2조 7800억원,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연간 5조456억원에 달하는 세수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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