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겁한 글쟁이들! 왜 김대중 때문이라고 떳떳이 말하지 못하는가? 현직 대통령에 대해 온갖 험한 소릴 쏟아내는 언론들이 죽은 김대중이 그렇게도 겁나는가?
영화 '연평해전'이 개봉된 후 지금까지 각 매체마다 이에 대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관객 수를 세는 보도에서부터 "'월드컵 세대', '연평해전'에 손 내밀 때다"라는 칼럼(오늘자 조선일보)까지 여러 기사와 논평들이 나왔다. 공통점이 있다면 우리가 당시 해전에서 목숨을 잃은 젊은 병사들을 제대로 추모하지 않았다는 데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많다. 또한 이에 대한 변명으로 '월드컵 열기'를 탓하는 의견들이 많다.
1999년 6월 (1차)연평해전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괴 경비정의 선제포격으로 시작되었다. 적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경계태세를 갖추고 있던 우리 해군의 즉각적인 반격으로 북괴 어뢰정 1척을 격침시키고 경비정 5척을 대파하는 완승을 거뒀다. 이에 김정일에 못지않게 속상한 이가 있었으니 바로 김대중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를 기화로 북괴군의 안전을 위하여 당장 우리 해군의 교전수칙을 바꿔 버렸다.
이때 바뀐 '4대교전수칙'을 보자. <첫째 북방한계선(NLL)을 지켜라, 둘째 우리가 먼저 발사하지 말라, 셋째 상대가 발사하면 교전수칙에 따라 격퇴하라, 넷째 전쟁으로 확대시키지 말라.’>
첫번째 조항에서 지키라 해놓고 두 번째부터 마지막 네 번째까지의 수칙은 이를 지키지 못하도록 해놨다. 상대가 먼저 발사(포)하도록 기다리다 맞아 죽은 뒤에 무슨 수로 격퇴하나? 요행히 살았다고 해도 또 무슨 수칙을 지키느라 허둥지둥대야 하나? 죽느냐 사느냐의 긴박한 상황에서 말이다. 전쟁으로 확대하지 말라는 것 역시 대응하지 말고 그냥 맞아 죽으라는 말 아닌가? 결국 敵 함정이 넘어오면 몸(배)으로 막다가 적이 총이나 포를 쏘면 그냥 맞아 죽으라는 명령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1차 연평해전에서 박살이 난 북괴는 기회를 노리다 약 3년 뒤인 2002년 6월 29일 반격에 나섰다. 우리가 월드컵 경기에 정신이 팔려있다 싶자 복수전에 나선 것이다. 어쩌면 김대중 비선라인에서 '우리 해군은 교전수칙을 바꿔 공격을 못하도록 해 놨으니 알아서 공격하라'며 사전에 북괴에 귀띔을 해줬는지도 모를 일이다 . 어쨌든 북괴는 선제기습공격을 해왔고, 우리 해군은 전사자가 속출하고 경비정이 침몰되는 큰 피해를 입었다 . 대기하고 있던 다른 함정들이 반격에 나섰다. 적군이 궤멸될 찰나, 그러나 어디선가 공격중지 명령이 하달되어 마지막 승리마저 제한되고 말았다.
이미 대부분 알고 있는 지난 일을 이렇게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은 제2 연평해전이 월드컵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것을 일깨우기 위해서다. 월드컵 열기 때문에 전사자들을 냉대했다는 것은 본질을 숨기는 비겁한 짓이다.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전황(戰況)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는 전사자들을 내버려 둔 채 월드컵 경기 결승전을 보겠다며 일본으로 가 버렸다. 전사자 영결식장에는 정부와 군 고위 인사 중에는 해군참모총장 외에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일반인들의 조문까지 막았다.>
이게 연평해전을 대하는 본질이다. 이는 월드컵 열기와 전혀 상관이 없다. 그런데 '월드컵 열기 때문에 제대로 추모하지 못해 죄송하다'는 따위의 변명이 얼마나 가증스런 일인가? 끝까지 전사자들을 우롱하는 짓이다. 왜 김대중 때문이라고 떳떳이 말하지 못하는가? 현직 대통령에 대해서도 시시콜콜 따지며 온갖 험한 소릴 쏟아내는 언론들이 죽은 김대중이 그렇게도 겁나는가? 서두에 꺼낸 조선일보 칼럼을 보다가 하도 속이 뒤집혀 이 글을 쓰게 되었다.
<'김대중 XXX'가 절로 나오는… (조갑제 선생 버전)>처럼 격앙된 , 또는 적어도 <그때 그 대통령, 대한민국 대통령이 맞았나?> 뭐 이런 제목 달아야 하는 게 아닌가? 이 비겁한 글쟁이들아! (월드컵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자기 자식이 죽어도 내버려 두고 월드컵 경기 구경 갈 것인가? [ 조갑제닷컴, 2015-07-11, 19:03 ] 네이버 메일 앱에서 보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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