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 음
- 이인복 -
죽음은 순간마다 단념하는 것
안녕히 계세요!
이별할 때
한 번 가까이 죽음을 연습합니다.
만남은 순간마다 부활하는 것
안녕하세요?
또 만날 때
한 발 가까이 죽음이 다가선다.
만남에나 헤어짐에
마지막인 양
遺言을 장만하면
가슴 속 깊은 곳에선
뼈와 살이 삭는 소리
천지연 물이 우는 소리
백록담이 마르는 소리
코끝에 매달린
한 방울 눈물이
비장한 용기로
뛰어 내리듯
가자! 대지로!
두 손 모으고
눈을 감는다.
안녕!
인연있는 이들을 이별하며
죽음은 죽음을 준비하는 것.
죽음은 이별을 연습하는 것.
- 1995년 늦가을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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