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

죽 음

namsarang 2009. 6. 11. 22:57

죽  음

 

                  -  이인복  -

 

죽음은 순간마다 단념하는 것

안녕히 계세요!

이별할 때

한 번 가까이 죽음을 연습합니다.

 

만남은 순간마다 부활하는 것

안녕하세요?

또 만날 때

한 발 가까이 죽음이 다가선다.

 

만남에나 헤어짐에

마지막인 양

遺言을 장만하면

 

가슴 속 깊은 곳에선

뼈와 살이 삭는 소리

천지연 물이 우는 소리

백록담이 마르는 소리

 

코끝에 매달린

한 방울 눈물이

비장한 용기로

뛰어 내리듯

 

가자! 대지로!

두 손 모으고

눈을 감는다.

 

안녕!

인연있는 이들을 이별하며

죽음은 죽음을 준비하는 것.

죽음은 이별을 연습하는 것.

 

- 1995년 늦가을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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