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상담

힘들어요

namsarang 2009. 7. 9. 22:02

[아! 어쩌나?] <12>

힘들어요



Q1. 아는 자매님 가정이 몹시 어렵습니다. 그래서 그분을 집에 모셔다가 어려운 얘기를 들어 주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분이 집에 오는 빈도가 잦아지는데다 한번 오면 아예 돌아갈 생각을 안 해 이제는 불편하기까지 합니다. 힘들게 사는 분에게 상처를 줄 것만 같아 가라는 말도 못하고 끙끙 앓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A. 많이 답답하겠습니다. 그런데 자매님도 오지랖이 넓은 분인가 봅니다. 그분을 집에 불러서 신세 한탄을 하도록 자리를 깔아줄 정도니 말이죠. 차라리 이런 경험이 자매님의 그런 콤플렉스를 깨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릅니다.
 
 우선 그분이 왜 자매님에게 집착하는지 아는 것이 도움될 것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자기연민을 갖습니다. 자기연민이란 스스로 자기를 달래는 것이지요.
 
 이 방법은 일시적이긴 하지만 과거에 받지 못한 위로를 자신에게 해줌으로써 의존욕구가 채워지고, 마음속 분노도 어느 정도 없앨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심리적 자위 행위'라고도 말합니다. 스스로 자기 자신에 대한 엄마가 돼 내면의 상처받은 아이를 달래주면서 쾌감을 맛본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자기연민에 심하게 빠지면 모든 에너지를 자신에게만 쓰게 돼 외부로부터 고립되거나 소외되는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상태에 빠지면 의존욕구가 심해져 자기가 기댈 이상적 대상을 찾게 됩니다.
 
 게다가 그런 대상을 만나면 그를 조정하고 착취하려는 어설픈 행동들을 합니다. 그중 가장 흔한 것은 자신을 희생자로 보게 해 상대가 자기를 보호하고 챙겨줘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상대방이 자기에게 소홀하면 자해하는 행위를 해 상대방이 죄책감을 갖도록 해서 다시 자기에게 매달리게 합니다. 이런 분들을 '거머리 콤플렉스'를 가졌다고 합니다.
 
 자매님께서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마음은 알겠지만, 자매님의 그 마음이 현명하지 못할 때에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마음을 다부지게 먹고 날을 잡아 마음의 불편함을 솔직히 털어놓으십시오. 그것이 자매님이 살고 그분도 사는 길입니다.
 
 
Q2. 저는 늘 주님만 믿고 의지하며 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매사에 자신이 없고 앞날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믿음이 약해서 그런 것 같아 기도를 더 많이 하고 약해진 자신을 질책하는 분도 많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살려고 하는데 더 깊은 좌절감에 빠지는 듯합니다. 기도와 믿음이 부족한 탓인가요?

A. 자매님은 열심히 사는 분이고, 주님께 대한 믿음도 강한 분입니다. 자매님이 지금 가진 문제는 믿음이 약해서도, 기도 시간이 부족해서도 아닌 자기 자신과의 관계가 병적인 상태에 놓여서 생긴 것입니다.
 
 상담코너를 시작하면서 처음에 말씀드렸지만,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세 가지 관계를 갖습니다. '나와 하느님', '나와 이웃', '나와 나 자신'의 관계입니다. 우리는 흔히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관계 형성에 대해서는 참 많은 관심을 갖고 생각하며 사는데, 정작 자기 자신을 돌보는 일 즉, 자기 마음을 돌보는 일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시피 합니다.
 
 자매님 문제는 바로 자기 자신을 돌보고 키우는 일을 등한시한 데서 생긴 것입니다. 자매님은 주님께 대한 믿음은 좋은 분입니다. 또 이웃에 대한 믿음과 신뢰도 좋은 분인데 정작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신뢰심이 없는듯합니다.
 
 사람이 자신을 과소평가해서 자신감이 약해지면 어떤 현상이 생길까요? 우선 심리적으로 매우 약해집니다. 그래서 역경을 당했을 때 작은 장애물도 커 보이게 됩니다. 또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심한 불안감을 갖고 살며 아이처럼 우유부단한 행동을 하게 됩니다.
 
 신체적으로도 좋지 않습니다. 마음 안에 심한 불안감을 갖고 사는 것은 자신의 몸을 유독성 물질로 뒤덮는 것과 같아 여기저기 아프고 쑤시는 신경증적 증상이 나타납니다. 사람의 마음 안에는 바다와 같이 조류(潮流)가 있습니다. 이것을 '사고의 조류'라고 일컫는데, 마음은 같은 성질을 가진 생각들을 끌어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부정적인 기분은 공감의 법칙에 의해 부정적인 생각들을 더 끌어들이게 됩니다. 그래서 실패감을 갖고 사는 이들은 소위 좋지 않은 생각들을 끌어들이고, 자기 앞날이 그렇게 될 것이라고 자기 예언을 하기에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 약한 분들은 혼잣말을 할 때도 자신에 대해 힐난하거나 자학하는 말을 가능하면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오히려 실수를 했을 때나 결과가 좋지 않을 때도 주님께서 우리를 다독이듯 자기 자신을 다독여야 마음 안에 자신감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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