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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주기도에 대해 알고 싶어요(상)

namsarang 2009. 9. 6.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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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주기도에 대해 알고 싶어요(상)



 묵주기도의 유래와 방법에 대해서 알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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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묵주기도는 주님의 기도 1번, 성모송 10번, 영광송 1번을 1단(段)으로 삼아, 각 단마다 예수님 생애의 중요한 사건들을 묵상하면서 성모님과 함께 바치는 기도입니다. 묵주기도는 단순하고 반복되는 기도이지만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복음서 전체의 요약"이라고 했을 정도로 중요하고 의미깊은 기도입니다.
 
 ▶이름

 묵주기도는 라틴어로 로사리오(Rosario, Rosarium)라고 부릅니다. 장미 꽃다발 또는 장미 꽃밭이라는 뜻이지요. 이 기도를 중국에서는 매괴신공이라고 불렀습니다. 매괴란 장미과에 속하는 떼찔레꽃을 말하는데 서양 꽃인 장미를 중국에서 매괴라고 부른 데서 유래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처음에는 매괴신공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만, 지금은 묵주기도(默珠祈禱)라고 부릅니다. 신공이란 기도를 뜻합니다.
 
 ▶유래

 박해 시대에 로마에서 순교자들이 원형경기장으로 끌려가 사자의 먹이가 될 때 머리에 장미꽃으로 엮은 관을 썼다고 합니다. 그러면 박해를 피한 신자들이 몰래 그 시신을 거두어들이면서 장미관을 모아놓고 꽃송이마다 기도를 한 가지씩 바쳤다고 하지요.

 한편 수도자의 조상이라고 할 수 있는 사막의 은수자들은 죽은 이들을 위해 매일 시편을 50편, 100편 또는 150편을 바쳤는데, 이것이 나중에 수도자들의 성무일과(聖務日課, 기도)가 됐습니다. 그런데 글을 모르는 수도자들의 경우에는 시편 대신에 주님의 기도를 바쳤습니다. 바치는 회수를 세기 위해 작은 돌맹이나 곡식알 같은 것을 실로 묶어서 굴리면서 사용했습니다. 이것이 나중에 묵주로 발전한 것이지요.

 12세기 이후 특히 삼종기도가 널리 보급되면서 성모님에 대한 신심이 깊어지자 열심한 신자들은 주님의 기도 대신에 성모송을 50번 또는 150번씩 바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묵주기도가 오늘날과 같은 형태를 띠게 된 것은 15세기에 와서입니다. 도미니코 수도회의 알랑 드 라 로슈 수사가 환희, 고통, 영광의 신비를 나누어 묵주기도를 바치도록 했고, 이것이 퍼져나가면서 전통적인 15단 묵주기도가 확고하게 자리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앞서 13~14세기에 프란치스코 수도회 등을 중심으로 성모님의 7가지 기쁨을 묵상하면서 묵주기도를 바치는 관습이 퍼져나갔는데 7락 묵주기도 혹은 7단 묵주기도라고 해서 프란치스코회에서는 오늘날에도 이 기도를 즐겨 바치고 있습니다.
 
 ▶방식

 교황 비오 5세는 1569년 묵주기도의 기도문과 형식을 정했습니다. 즉 묵주기도를 환희의 신비 5단, 고통의 신비 5단, 영광의 신비 5단, 모두 15단으로 정하고 각 단은 주님의 기도 한 번과 성모송 10번, 영광송 1번으로 이뤄지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환희의 신비는 월요일과 목요일에, 고통의 신비는 화요일과 금요일에, 영광의 신비는 수요일과 토요일 및 주일에 바치토록 했습니다.

 최근까지 이어져오던 이 방식에 변화가 생긴 것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서였습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교황 재위 25년 첫 날인 2002년 10월 16일에 교서 「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를 반포하고, 묵주기도를 바칠 때 전통적으로 묵상하던 세 가지 신비 외에 예수님의 공생활에서 다섯 가지 중요한 사건을 묵상하는 '빛의 신비'를 추가토록 했습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또 빛의 신비를 가능하면 환희의 신비와 고통의 신비 사이에 바칠 것을 권고했습니다. 월요일은 환희의 신비를, 화요일에는 고통의 신비를, 수요일에는 영광의 신비를 바치는 것은 종전과 같지만, 목요일에는 빛의 신비를, 금요일은 고통의 신비를, 토요일에는 환희의 신비를, 그리고 주일에는 영광의 신비를 바치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목요일에 빛의 신비를 바치는 것은 성 목요일이 예수님께서 성체성사를 세우신 것을 기념하는 날이고, 빛의 신비 제5단이 바로 이 신비를 묵상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토요일에 환희의 신비를 바치는 것은 전통적으로 토요일이 성모님 신심과 관계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계속

                                                                                         이창훈 기자 changhl@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