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구암 김영록님의 시

[스크랩] 메밀꽃은 피는데...

namsarang 2009. 9. 9. 08:35
물언덕 | |  

      메밀꽃은 피는데

      글 / 김영록 굽이치는 외로움을 가슴깊이 묻고 해마다 이맘때면 읍내 五日장에 맞추어 잣나무 숲 외진 길 따라 사과처럼 상기되어 물방앗간 뒷길로 사뿐히 오던 네 모습이 못 견디게 그리워 진다 그 때도 메밀꽃은 눈처럼 피었었지 메밀 짚 보다 더 빨갛게 타는 그리움으로 자작나무 숲 속 조그만 산사로 오르는 길 지울 수 없는 옛날을 더듬으며 장승처럼 기다리는 외로움 하나 여기 서 있다 아침이슬같이 맑은 너의 눈빛 무성한 외로움이 안개처럼 내리는 밤에도 아픈 이야기들은 첫눈처럼 쌓이는데 산 허리 귀난 밭에는 늦 자란 메밀꽃이 그 숱한 꿈들을 달빛처럼 피워 낸다
출처 : 공릉복지관컴교실
글쓴이 : 물언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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