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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효과? 한국어능력시험 응시 외국인·해외동포 급증

namsarang 2009. 9. 12. 13:34

한류 효과?

한국어능력시험 응시 외국인·해외동포 급증

한류(韓流) 효과인가. 한국어능력시험에 응시하는 외국인·해외동포 숫자가 급증하고 있다.

10일 교육과학기술부는 오는 12~13일 치러지는 제16회 한국어능력시험에 세계 25개 국가에서 9만3173명이 지원해, 상반기(8만6280명)까지 합하면 올 응시자가 18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응시자(14만2804명)에 비해 26% 늘어난 것이다.

한국어능력시험은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외국인이나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한국어 능력을 인증해 주는 시험으로, 1997년부터 실시하고 있다. 시험 첫해인 1997년에는 2274명이 치렀고, 2000년 4850명, 2006년 3만270명, 2008년 14만2804명 등으로 급증세다.

이번 시험은 중국(6만7172명) 일본(5932명) 대만(1535명) 태국(911명) 라오스(76명) 우즈베키스탄(663명) 등 아시아뿐 아니라, 호주(537명) 러시아(534명) 브라질(298명) 아르헨티나(205명) 인도(102명) 등에서도 치러진다. 올해는 동유럽 벨라루스에서 처음으로 한국어학과 전공 대학생 22명이 시험을 치른다.

교과부는 우즈베키스탄·러시아·호주·브라질 지역 응시자는 대부분 우리 동포들이며, 일본과 동남아 응시생은 한국문화에 관심을 가진 현지인이 많다고 전했다. 또 한국에 유학 오려는 외국인 유학생 응시도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다.
 

[만물상] 한국어 능력시험

미국 교육학자이자 목사 크리스 포먼은 30여년 전 평화봉사단원으로 한국에 왔을 때 한국어를 만화로 익혔다. 어느 날 만화에서 "개소리하지 마"라는 표현을 보고 재미있다고 생각했다가 그 말을 써먹을 기회가 왔다. 버스정류장에서 여학생들이 털이 부숭부숭한 그의 팔을 보며 "원숭이 같다"고 소곤거렸다. 그는 "개소리하지 마"라고 했고 여학생들은 기겁을 했다. 한국말 잘하는 외국인을 보기 어려웠던 시절 풍경이다.

▶한국어는 더이상 한국인만의 것이 아니다. 한국어과를 개설한 중국 대학은 2004년 20여개에서 올해 70여개로 늘었다. 세계적으론 640개를 넘는다. 한류 바람을 타고 일본엔 사설학원을 포함한 한국어 강좌가 3000곳이나 된다. 동남아는 물론 중앙아, 중동까지도 한류와 한국어 열풍이 뜨겁다. 미국에선 1997년부터 우리 수능시험 격인 미국 SAT시험을 한글로도 치르고 올해는 4176명이 응시했다. 세계에 한글학교는 2100개에 이르고 절반이 미국에 있다고 한다.

▶한국어능력시험(TOPIK)은 한국어를 모국어로 쓰지 않는 외국인과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한 해 두 차례 치러진다. 12~13일 20개국 97개 지역에서 실시되는 이번 시험에 9만3173명이 지원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 4월 8만6000명까지 합치면 18만명에 육박한다. 1997년 첫해 응시자가 2274명이었으니 12년 만에 90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작년과 비교해도 30%나 급증했다.

▶이번 지원자 분포를 보면 중국인이 72%, 6만7000명으로 가장 많고 일본 6.4%, 대만 1.6%, 태국 1% 순이다. 응시자 증가 이유로는 한류 확산을 비롯한 문화적 요인과 외국인 유학생 증가, 기업들의 활발한 해외 진출이 꼽힌다. 2007년부터 외국인 근로자가 실무형 한국어능력시험에 합격해야 취업할 수 있는 방문취업제가 시행된 탓도 있다. 국내 응시자는 주로 외국인 근로자와 결혼이주 여성이라고 한다.

▶언어학자 수전 로메인은 한국어 인구가 7500만명, 세계 12위라고 집계했다. 이 순위엔 중국·인도의 최대 방언 인구가 따로 계산돼 있어 한국어 인구가 실제로는 세계 10위라고 국내 학계는 보고 있다. 유엔의 2007년 언어 영향력 평가에선 한국어가 9위에 올랐다. 세계화와 지식정보화 시대에 언어는 국가경쟁력에 중요한 자원이다. '언어 국력'을 키워나가려면 한국어를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가르치고 보급하는 데 국가적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