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기 신부(인천교구 신도본당 주임)
'60명 신자들로 어떻게 본당을 꾸려가나'하고 걱정하던 나, '우리가 어떻게 신부님을 모실 수 있을까'하고 걱정하던 신자들…. 서로가 서로의 처지에서 염려하며 첫 발을 내디딘 우리 본당은 이제 하느님 손길을 더 깊이 체험하고 있다. 신도와 시도 두 곳 성당 건물 리모델링과 교육관 및 사제관 공사를 하면서 신자들은 날마다 놀란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이들이 누구이기에 우리를 이렇게 도와줄까' '신부님 한 명이 오니깐 이런 변화가 있다니…' 공사가 진척되면서 신자들도 변화돼 갔다. 아마 '천사'를 가까이 대하고 있으니 변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는 성당을 도와주신 은인들을 '천사'로 여긴다. 먼저 미사 참례율을 보자. 우리본당 주일미사 참례율은 90%다. 이 정도면 전국에서 1등이 아닐까. 평일 미사에도 평균 15명이나 나온다. 본당에서 무슨 일을 하자는 말이 나오면 전체가 함께 움직인다. 은인들에게 가을에 나눠 줄 고구마 작업에 모든 신자들이 함께했고, 성당 공사 때도 공사를 마치고 뒷정리 할 때면 '우리 집'이라는 생각으로 모두가 기쁜 마음으로 동참했다. 어떤 이들은 '60명 신자이니 가능하지' 하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숫자는 중요치 않다. 어떤 마음으로 하느냐가 중요하다. 적은 숫자가 서로 마음 상해 분열하면 그것으로 끝이다. 방법이 없다. 신도, 시도지역이 서로 분열될 수 있었지만 하나로 뭉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미사성제 때문이다. 공소시절 한 달에 한두 번 미사를 봉헌하다가 이제는 매주일 그리고 평일에도 미사를 봉헌하니 변화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꿈도 꾸지 않았는데 본당으로 승격돼 평일 미사를 봉헌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으냐'면서 기뻐하는 신자들, 본당 신부인 나를 전적으로 도와주는 사목회장과 총무 그리고 사목위원들, 주일 미사에서 열심히 복사를 서는 어린이들, 제때 밥 챙겨먹었는지 걱정해 주고 항상 뒷바라지 해주는 우리 형제 자매님들…. 이들이 있기에 난 행복한 신부다. 7월 7일 성당 건축 완공 감사미사를 봉헌했다. 처음 이곳에 부임하면서부터 지금까지 모습이 스치면서 나도 모르게 강론 중에 눈물이 흐르고 말았다. 감사 미사가 눈물 미사로 바뀐 것이다. 함께 웃고 함께 울 수 있는 공동체가 바로 이곳이다. 가끔은 신자가 너무 없어서 힘이 들 때도 있지만 그래도 행복하다. 왜냐면 우리 신자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잘 알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 본당 현실에 맞게 본당 모습을 갖춰갈 것이다. 바로 행복한 공동체를 꿈꾸면서 말이다. 오는 9월 20일 드디어 주교님을 모시고 성당 봉헌식을 거행한다. "우리 성당을 도와주신 분들, 특히 '천사님들' 봉헌식에 꼭 오세요. 평화신문 지면을 통해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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