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함 확보를 갈망하던 해군은 1949년 6월 참모총장으로부터 말단 수병까지 전투함 구입을 위한 모금운동을 벌였다. 해군은 모금액 1만5000달러와 이승만 대통령이 국고에서 지원한 4만5000달러를 합친 6만달러로 미국에서 '백두산함'(PC-701)을 인수했다. 2차대전 때 사용됐던 미 연안 초계정에 구경 76㎜ 함포를 장착한 백두산함은 길이 52.9m, 배수량 450t에 40㎜포 1문, 20㎜포 5문을 갖추고 있었다.
1950년 4월 진해항에 입항한 백두산함은 해군 최초의 전투함으로 기록됐다. 백두산함은 뒤에 인수된 금강산함, 삼각산함, 지리산함과 함께 창군기 해군의 주력함으로 활약했다.
- ▲ '백두산함'(PC-701)
백두산함은 6·25전쟁 발발 당일인 1950년 6월 25일 북한 무장 수송선을 격침하는 전과를 올렸다. 이날 오후 8시30분쯤 부산 북동쪽 54㎞ 해상에서 북한군 특수부대 600여명을 태우고 항해하던 1000t급 북한 무장 수송선을 교전 끝에 격침한 것이다. 이 무장 수송선을 격침하지 못했다면 북한 특수부대원들이 부산 등 우리 후방기지를 교란, 상당한 타격을 입혔을 것으로 전사가들은 보고 있다.
해군의 주력 전투함인 구축함 시대는 1963년 맞게 된다. 2차대전 때 사용하던 3000t급 미(美) 구형 구축함을 도입, '충무함'으로 명명했다. 충무함은 구경 127㎜ 함포 5문으로 무장한, 당시로선 강력한 함정이었다.
본격적인 국산 전투함 시대는 1981년 한국형 호위함인 울산급(級)이 취역하면서 시작됐다. 1800t급 울산급 호위함(12척)은 1200t급인 포항급 초계함(24척)과 함께 1980년대 초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해군의 주력 전투함이었다.
국산 구축함 1호는 1998년 취역한 3500t급 '광개토대왕함'이 기록했다. 해군은 이어 4500t급 한국형 구축함 6척을 건조했다. 이 구축함들은 소말리아 해적소탕, 선박호송 작전에 교대로 파견돼 활약 중이다. 해군은 첨단 기술의 결정체로 숙원사업이던 7600t급 한국형 이지스함 1번함 '세종대왕함'을 2008년 실전배치, '이지스함 시대'에 진입했다. 한국형 이지스함은 2012년까지 세 척이 도입된다. 하지만 척당 가격이 1조원으로 너무 비싸 해군은 이보다 작고 값싼 5600t급 중형(中型) 이지스함 6척을 2019년부터 도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