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수변도시 조성 계획… 내년 4월 방조제 개통 후… 산업지구·관광용지 분양
전북 군산 비응도에서 부안 변산반도까지 바다를 가로질러 33㎞. 비바람과 파도를 딛고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가 장쾌한 면모를 드러냈다. 국토 확장의 최대 역사(役事)인 새만금 사업이 착공 18년 만에 외곽 공정을 끝냈다. 새만금을 동북아의 경제 중심이자 글로벌 녹색성장 견인기지로 도약시킨다는 대한민국의 비전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것이다. - ▲ 신시도 어귀 33타워 상공에서 내려다본 새만금 방조제. 배수 갑문 너머 북쪽으로 넓은 부지가 3호 방조제 및 메가리조트다. 그 뒤로 야미도와 4호 방조제, 군산시가 지가 점점 희미하게 이어지고 있다. / 김영근 기자 kyg21@chosun.com
구름 사이 햇살이 내리쬐는 지난 3일 오후 군산 비응도 상공. 헬기에서 내려다본 새만금 방조제는 드문드문 작업차량이 오가며 마지막 단장을 하고 있다. 남쪽을 향해 곧게 뻗은 방조제 상부 4차로와 안쪽 호안 2차로의 표층 포장과 휴게시설 공사가 한창이다.
한국농어촌공사는 방조제 전 구간에 도로안전관리시스템을 갖춘다. 농어촌공사 새만금사업단 조인현 단장은 "이 시스템은 각종 기상정보를 센서로 감지, 전광판에 보내면서 안개와 강풍, 노면결빙 때는 안쪽 2차로로 안내한다"고 말했다.
헬기가 4호 방조제 위를 날아 야미도에 이르렀다. 야미~신시도 간 3호 방조제 안쪽에 폭 500~600m의 땅이 매립됐다. 200만㎡의 '메가리조트' 부지다. 360도 바다 조망권을 살려 대단위 해양리조트를 조성한다. 고군산에 조성될 국제해양관광지와 함께 동북아 관광·휴양 거점으로 발돋움한다.
◆수질 개선 때까지 해수 유통
신시도를 돌아 남동쪽으로 뻗은 2호 방조제 어귀에선 바닷물이 하얀 포말을 싣고 새만금 내해로 빨려들고 있다. 밀물을 맞은 신시 배수갑문이다. 유선형의 웅장한 수문 10쌍이 바다와 내해 양편에 설치됐다. 수문 8쌍인 가력 배수갑문과 함께 초당 최대 1만5862㎥의 물이 드나든다.
새만금은 내부 수질이 좋아질 때까지 갑문을 열어둔다. 바닷물이 차단되면 담수호는 해면보다 1.5m 낮은 수위로 관리된다. 담수호는 내부 개발 용도에 맞춰 도시·공업·농업용수를 공급한다. 정부는 수상레저 등 친수(親水)활동을 할 수 있는 수질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2호 방조제 바깥 바다는 수심 25m로 30만t 선박이 드나들 수 있는 곳이다. 정부는 우선 4선석으로 2021년 출발한다는 구상을 세우고 있다.
가력도에서 변산반도까지 1호 방조제는 4차로가 상부 아닌 안쪽 호안에 나 있어 방조제 개통 후 도로를 높인다. 방조제 안쪽으로 가족 휴양랜드인 '게이트웨이' 공사가 곧 발주된다.
◆명품복합도시 디자인 연내 확정
방조제 완공은 새만금 내부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정부는 1~2호 방조제 안쪽에 명품복합도시를 조성한다고 지난 7월 밝혔다. 동진 수역 67.3㎢에 도시·국제업무·산업·물류·관광레저 등 기능을 복합한 명품도시를 조성하려 한다. 새만금을 대표해 암스테르담이나 베니스에 못지않은 세계적 수변도시로 도약시킨다는 포부다.
헬기가 방조제 남단을 선회, 부안·김제 해안선을 거슬러 오른다. 동진강 하구와 김제평야 서편에서 붉은 색 칠면초와 나문제 군락이 바람에 물결친다. 방조제 끝막이 후 바닷물이 닿지 않아 뭍이 된 해안으로 108㎢에 이른다.
정부는 이곳에 내년 상반기 방수제(防水堤)를 착공한다. 방수제는 새만금호 내부 농업용지와 담수호를 분리한다. 정부가 작년 새만금 농지 비율을 30%로 줄이면서 길이가 54㎞로 줄었다.
정부는 2015년 방수제를 완성하고 2020년까지 수출화훼단지 등 첨단농업용지와 농촌도시를 만든다. 2020년은 정부가 새만금 땅(283㎢)의 84%를 조성키로 목표한 해다. 정부는 새만금 개발을 2030년 모두 끝내기로 했다.
◆내년 봄 개통식과 산단 등 분양
군산쪽 새만금에선 지난 3월부터 군산항 준설토로 산업용지가 조성되고 있다. 농어촌공사 안치호 새만금경제자유구역사업단장은 "기존 산단과 차별화된 해양개방형 개발로 수로를 통해 내부 물류를 바다로 나른다"고 말했다.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청 이환주 개발본부장은 "2010년대 후반까지 18.7㎢를 조성, 지식창조·녹색성장형 산업을 유치한다"며 "공사를 서둘러 1-1공구(211만㎡)엔 2012년부터 공장을 짓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곳 산업지구는 방조제 일대 관광용지와 함께 내년 봄부터 투자를 유치한다. 정부는 원활한 개발과 투자유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보장하는 새만금특별법을 제정, 시행 중이다. 농림부가 이끌던 새만금 개발은 토지 용도가 재배분되면서 총리실과 정부 8개 부처, 전북도가 공동 사업자로 나섰다. 민·관으로 구성된새만금위원회가 개발계획 수립·집행 전반을 맡는다. 명품복합도시 등 내부개발 종합실천계획을 연내 확정하고 내년 말 마스터플랜을 완성한다.
새만금 방조제는 국민의 축하 속에 내년 4월쯤 개통된다.